불쑥 찾아온 코로나19, 그 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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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찾아온 코로나19, 그 후 1년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3.09 16:01
  • 호수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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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교화의 대상은 누구인가
연결은 또 다른 단절을 부른다
▲ 서울보은회가 3월 8일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조심스럽게 기도법회를 열었다. 보은회원들은 47년간 천지대공사 기도법회로 칠레 산티아고, 브라질 상파울루, 아르헨티나 브에노스아이레스, 레겐스부르크, 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 러시아 쌍뜨뻬제르부르크, 서울이주민센터, 스리랑카 장학생,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등 어려운 해외 개척 불사에 정성을 다해온 희사만행의 주인공들이다.
▲ 서울보은회(회장 김선형, 개포교당)가 3월 8일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조심스럽게 기도법회를 열었다. 보은회원들은 47년간 천지대공사 기도법회로 칠레 산티아고, 브라질 상파울루, 아르헨티나 브에노스아이레스, 레겐스부르크, 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 러시아 쌍뜨뻬제르부르크, 서울이주민센터, 스리랑카 장학생,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등 어려운 해외 개척 불사에 정성을 다해온 희사만행의 주인공들이다. 보은회원들이 켜켜이 쌓아올린 공덕들도 원불교의 소중한 자료로 잘 기록되기를 바란다.    

지난해 2월 27일은 ‘일요법회 전면 중단’이라는 교단 초유의 상황을 맞은 날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종교계를 중심으로 그 확산세가 빠르게 퍼져나가 사실상 종교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때였다. 

교단은 원불교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더 이상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일요법회는 물론 의식, 행사, 훈련 등 모든 종교활동을 2주간 중단했다. 그 후로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아 몇 차례 법회 중단기간이 연장되면서 5월까지 대면 법회가 열리지 않았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그리고 1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들의 불편한 공존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돌아봤다. 

≫온라인교화, Who&How 지난달 서울교구는 출가교역자협의회를 통해 각 교당에서 진행하는 온라인교화 사례를 한 자리에 모아봤다. 비대면 법회가 장기화돼 주춤해 있을 줄 알았던 교화현장은 온라인 교화환경으로 서서히 전환해 가고 있었다. 새해에도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가 교당의 풍경을 바꿔 놓은 것이다. 많은 교당이 네이버 밴드와 유튜브를 통해 저녁 염불과 선방을 진행하며 수행 풍토를 진작시키고 있었고, 줌을 통해 단회와 훈련을 재개해 가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벽 좌선을 줌을 통해 함께 하고 마음을 챙기는 수행자들도 늘었다. 

하지만 종교활동의 중심축이라 할 일요법회는 온라인상에서도 여전히 기존방식을 깨지 못하고 있다. 정형화된 식순과 화면을 가득 덮는 경문과 성가, 그리고 설교 자료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영상편집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교화(시청자)의 대상이 아직도 ‘우리 교당’ 교도에 맞춰져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가끔은 설법이 주(住)요, 성가는 종(從)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한 주간의 지친 마음을 달래는 ‘성가로도 충분한’ 온라인 성가법회를 진행해 보는 건 어떨까. 더불어 한 시간이면 두세 교당 법회를 순방할 수 있는 온라인 시대에 소속감 없이 종교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교도·비교도들을 위한 온라인교당 개설 문의도 계속 되고 있음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 

≫교도 의식조사 필요 코로나19는 종교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들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종교들의 법회·예배·기도·사회참여 그리고 성직자들의 일상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사람들에게 비친 원불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온라인 안에서 우리의 교화는 이대로 좋을까. 교도 중에는 온라인 참여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그들은 소외된 채로 이대로 항해를 계속해도 될 것인가. 교화생태계 변화에 따른 재가·출가 교도들의 의식조사나 여론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채 코로나19 이전의 교정정책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AI시대, 원불교 데이터는 어디에? 지난 1년,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IT 기술력 덕분이다. 집콕 생활도, 재택 근무도, 온라인 선방과 법회도 과학문명의 혜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IT기술이 발달할수록 원불교는 고립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면서 정작 원불교 정보는 찾을 수 없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디지털교화, 원불교 데이터를 담아낼 플랫폼 연구가 시급하다. 
 

코로나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기도를 재개한 보은회원들.
코로나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기도를 재개한 보은회원들.
코로나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기도를 재개한 보은회원들.

 

3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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