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교당생활 “오늘은 뭘 배울까”
상태바
슬기로운 교당생활 “오늘은 뭘 배울까”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3.24 18:32
  • 호수 1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포교당·원불교환경연대
어린잎 뛰놀숲 40주 과정

서울교구 교당연합활동Ⅰ

김포 어린잎 뛰·놀·숲

 

“여러분은 고기가 좋아요? 채소가 좋아요?”

“고기요!”

“그렇죠. 하지만 오늘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고기(육류) 대신 콩고기를 가져왔어요. 오늘의 요리는 들꽃 김밥이에요. 미리 준비한 진달래꽃과 채소로 여러분이 직접 맛있는 김밥을 만들 거예요.”  

“예~, 교무님.”

 

친환경도시를 선포한 김포시에 자연을 생각하고 지구를 살리는 ‘김포교당 어린잎 뛰·놀·숲’(이하 뛰놀숲)이 일요일 오전을 가득 채웠다. 지난 3월 21일 두 명, 세 명 그룹을 지어 김밥 만들기에 들떠 있는 아이들은 교당 어린이회원도 있지만 프로그램을 보고 찾아온 지역 아이들도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애초 10명 이하로 지원수를 제한했기 때문에 올해 뛰놀숲 대상자는 총 9명이다.
 

 

일요법회 날이면 삼형제를 두고 교당에 오기가 쉽지 않았던 방성인 교도는 “아이들이 뛰놀숲에 참여하면서 나의 신앙생활도 다시 챙기게 됐다”고 한다. 뛰놀숲 3주째를 맞은 이날 아침에는 둘째가 먼저 “엄마, 오늘 원불교 가는 날이야” 하고 스케줄을 챙겼다. 방 교도는 청년시절부터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결혼 후 육아문제로 교당과 소원해졌다.

10년의 공백기 동안 어린이법회에 참석했던 아이(김인영)가 청년이 돼 과거 자신이 했던 보조교사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때보다 훨씬 체계적인 법회활동 프로그램과 활동 여건이 갖춰져 다행이라 생각했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찰나에 김포교당과 원불교환경연대가 환경감수성을 높이는 어린잎 뛰놀숲 프로그램을 연다는 소식에 신청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도 자신도 함께 성장해 가는 일요일 아침 슬기로운 교당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아이들이 직접 야채를 썰고, 프라이팬에 볶아서 김밥으로 완성하기까지 선생님들은 그저 거들 뿐이다. 처음부터 아이들의 손으로 완성되게 돕는 뛰놀숲 현장은 기쁨과 재미와 유익이 있다. 3040세대 교화를 위해서는 주임·단독교무라도 청소년교화를 해야 한다는 김포교당 윤미승 교무는, 올 초에 서울교구가 ‘교당연합활동 지원사업’을 시작해 너무 반가웠다.

단독교무이지만 원불교환경연대와 협업해 사업을 하니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감수성을 높이고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미래세대와 알아간다는 점에 소득이 크다. 윤 교무의 꿈은 어린이·청소년교화의 모델교당이 되어 청년교도와 3040세대 교도를 생태 강사로 키워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교화와 청소년교화를 나누지 않고 출가나 재가나 다 같이 청소년교화에 뛰어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할 때 교당 교화활동이 지역사회로 확장이 되고, 젊은 교무 인구절벽시대에 청소년교화를 놓치지 않는 대안이 된다고 피력했다.
 

 

김포교당 뛰놀숲은 현재 원불교환경연대 이태은 교도(나이만큼 나무를 심자 사업단장)가 돕고 있다. 3월~12월까지 매주 테마가 있는 활동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총 700만 원의 서울교구 지원금을 받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김포시민을 중심으로 강사를 양성해갈 계획이다.

자신이 만든 김밥 위에 진달래꽃을 고이 얹어 “할아버지 점심 식사로 드릴 거예요” 하며 서둘러 챙겨가는 아이, 오늘도 꽤 성공적이다. 김포교당 어린잎 뛰놀숲은 다음 주도 계속된다.

 

3월 26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