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내게 남다른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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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내게 남다른 4월
  • 나상호 교무
  • 승인 2021.04.25 02:55
  • 호수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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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강남교당 교무

4월, 원불교 교도인 우리에게는 남다른 달이다. 그런데 남다른 우리와 달리 4월에 대한 생각이 반대인 사람도 있다. 이렇듯 각기 처한 처지나 기억에 따라 상대적으로 ‘남다르다’라고 한다.

4월을 지내기가 힘든 사람은 시인 엘리엇(T. S. Eliot)의 ‘황무지’ 시구(詩句)를 떠올릴 것이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반대로 4월이 되면 마음이 설렌 사람은 시인 이채의 ‘4월에 꿈꾸는 사랑’ 시구를 떠올릴 것이다.

‘4월엔 그대와 나
알록달록 꽃으로 피어요
진달래도 좋고요
나리도 좋아요’

또한 어떤 이는 4월에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함께 겪었을 것이다. 그런데 4월은 4월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 따라 다른 것이지, 4월이 그에게 그런 감정을 일으켜준 것은 아니다. 각자의 마음자리에서 일어난 마음들이다.

사람의 생로병사 이치는 춘하추동과 같이 변한다고 했다. 그 가운데 내 마음을 어찌 작용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사람은 자력으로 안 되면 그것을 바꿀 인연이나 계기를 찾는다. 우리는 대각개교의 달 4월이 그때이다. 악순환(惡循環)을 선순환(善循環)으로 돌리고, 상극을 상생으로 돌리는 지혜를 발휘하자.

그래야 이생에 어찌 다행 이 법을 만나 진급하고 은혜를 입고 산다고 할 것 아닌가. 그게 안 되면 매년 맞이한 4월은 그렇고 그런 달일 뿐이다.

정각(正覺)하여 정행(正行)하고 지은(知恩)하여 보은(報恩)하는 내가 되어야 진리적 종교를 신앙하고 사실적 도덕으로 훈련하는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4월은 어떤 달인지 다시 반조하고 마음을 챙겨보자.


4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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