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문답감정] 자녀와의 말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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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문답감정] 자녀와의 말 공부
  • 김관진 교무
  • 승인 2021.05.08 20:14
  • 호수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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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

#1 관심받고 싶은 아이 마음

아침에 11살 큰 딸아이가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나는 대학생 5명이 렌터카를 타고 가다 저수지에 빠져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기사에 마음이 뺏겨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딸아이가 가까이 온지도 모르고 있는데 큰딸이 “아는 체도 안 하고 핸드폰만 보고 있네”라고 불퉁거린다. 순간 어이가 없어서 “그럼 내가 너에게 일어났냐고 절이라도 해야 하느냐”라고 했다가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나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그런다는 걸 얼른 알아채고 “그래 미안해, 잘 잤니?” 하고 물어봐 줬다. 방심하고 한 마음 놓치면 경계가 훅 들어온다. 우리 애가 오늘도 엄마 방심하면 안 된다고 경계를 줬나 보다.

#2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야?

옷이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묻는 큰애의 말에 ‘으이구~~ 그것도 몰라?’ 하고 아이를 탓하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여기가 앞’이라고 말해주지도 않았다. 그저 옷을 활짝 펴서 앞면을 펼쳐주고, 다시 뒤집어서 펼쳐 보이며 “어디가 앞인 거 같아?”라고 물어보니 목이 패인 부분이 앞이라고 한다. “어떻게 알았니?” 하고 물으니 살짝 패여 있는 목 부분을 가리킨다. “그래 이제 구분할 수 있겠지”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일부러 알면서 물어본 것인지 진짜 몰라서 물어본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내 성질대로 말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상이 정말 수행인 것 같다.

 

김관진 교무<br>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br>
김관진 교무
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

(문답감정)

11살 자녀와의 대화 속에 엄마의 마음공부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공부인은 세 아이를 키우면서 큰아이의 서툰 행동과 남달리 언어발달도 더디고 연약하며 자력이 부족한 부분을 지켜보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혹 아이가 언어적 장애가 없는지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수많은 날을 걱정하며 보내왔죠. 직장 생활과 연이어 태어난 아이들로 양육의 힘든 상황 속에 본인이 힘이 드니 온전히 아이의 마음을 살피는 여유와 공부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셋째 아이까지 제법 자라고 나니 아이 키우는데 많은 연습과 훈련이 됐습니다.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밑거름이 되고, 아이의 경계를 통해 자신의 심지를 돌아보게 된 공부인입니다. 자녀는 부모를 거울삼아 자랍니다. 때때로 어린 시절 받은 마음의 상처는 평생 마음 언저리에 남아 일생을 자신의 심신 작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엄마가 아이 경계를 수행 삼고 공부 삼아 스승으로 생각한다면 그 가정은 부처가 사는 가정을 이룰 것입니다. 아이는 내가 경험한 주견이나 잣대로 교육하고 훈육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의 대상이요 같이 공부하는 도반입니다. 남편도 부모님도 다 같은 동행인입니다. 경계마다 일마다 내 뜻과 다르고 내 마음과 다름을 인정하고 그때그때 챙기고 본원에 근원하여 둘 아닌 심지로 돌아가면 모두가 은혜가 됩니다.

힘든 경계 속에서도 법으로 오래오래 공부심 놓지 않고 살아가면 저절로 챙기는 힘이 확장돼 주변을 감화시키고 진급의 길이 열립니다.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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