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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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의 비밀
  • 강동현 교무
  • 승인 2021.05.24 21:55
  • 호수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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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무의 길7
강동현 칠성교당 교무
강동현<br>​​​​​​​칠성교당 교무
강동현
​​​​​​​칠성교당 교무

장병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특별한 의식이 있다. 초코파이를 들고 큰소리로 외치게 한다.

“전우야 힘내자! 전우야 함께 가자! 전우야 사랑한다!”

우렁찬 외침 후,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하게 한다. 곳곳에서 웃음이 새어 나온다. 마지막은 “치얼스!”를 외치고 서로의 초코파이를 부딪치며 행복한 군 생활을 염원한다.

그 염원과 함께 짧은 인성교육을 해준다.

“초코파이의 비밀은 부드러운 마시멜로와 단단한 초코 비스킷의 조화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조금만 치우쳐도 조화는 깨집니다. 군 생활도 마찬가집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우리는 조화롭게 화합해야 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화합은 깨집니다. 따라서 화합은 큰 재주가 됩니다. 쵸코파이의 비밀로 멋진 군 생활이 되길 응원합니다.”

이 특별한 의식과 교육의 바탕은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이다. ‘강자와 약자가 서로 마음을 화합하여 각각 그 도를 다하면 이 세상은 영원한 평화를 이룰 것이다.’ 또한 언제나 염원한다. 우리 장병들이 화합으로 세계평화의 주인공이 되길…. 그리고 스스로 다짐하고 반조한다. ‘나는 화합을 잘 하고 있는가?’

화합은 군종장교 실력의 가늠자다. 군종병과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로 구성된 한 지붕 아래 네 가족이다. 군종병과의 궁극적 목적인 ‘신앙전력화’는 종교화합 없인 불가능하다. 그 결과 군종장교의 실력은 이웃종교 군종장교와 관계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개인역량이 부족해도 화합은 빌려서라도 채워야 하는 덕목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화합의 표준은 ‘방원합도(方圓合道)’이다. 〈정산종사법어〉 응기편 36장에 수록된 법문이다. 해석하면 ‘모나고 둥글기를 도에 맞게 하라’는 뜻이다. 군종장교 임관 후 당시 종법사를 역임하던 경산상사께 인사를 갔다. 이 법문을 써 주며 군 교화를 독려했다. 이후 취사의 표준으로 삼고 공부하고 있다. 이는 특히 군종활동 중 종교화합에 큰 힘을 발휘한다.

군종장교들은 현안을 대하는 접근 방법과 관점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모나고 둥글기가 일원대도에 부합되는가?’를 반조한다. 십중팔구 합리적인 진행으로 귀결된다. 결과도 신앙전력화에 부합되는 경우가 많다. 새삼 스승님들의 큰 원력을 느끼게 된다. 빌려서 채워주는 스승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할 뿐이다.

스승님들의 큰 원력 덕분에 부대 내 군종장교들이 나를 ‘해결사’라고 불러주고 있다. 군종참모는 지휘관과 동석식사에서 “원불교 교무님이 계셔서 종교화합이 됩니다”라고 할 정도로 신뢰를 주고 있다. 그 말을 들을 때면 마음 깊이 기도한다. ‘나의 해결사! 소태산 대종사님 이하 스승님 덕분입니다. 교화로 보은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웃종교 군종장교 가운데 그 비밀을 묻는다면? ‘초코파이의 비밀’이라 쓰고 ‘소태산 대종사의 비밀’이라 읽어 줄 것이다.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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