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동남풍의 주인이 되라
상태바
[한울안칼럼] 동남풍의 주인이 되라
  • 오민웅 교도
  • 승인 2021.06.03 00:55
  • 호수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울안칼럼
오민웅<br>원남교당 교도<br>삼동법률사무소
오민웅
원남교당 교도
삼동법률사무소

오늘날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와 그 단체가 있다. 그리고 종교마다 각각 사랑과 자비와 정의와 평화를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세상에는 사랑과 자비가 부족하고 정의와 평화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를 깊이 생각해 본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선원 해제식에서 대중에게 “나는 선중(禪中) 삼 개월 동안에 바람 불리는 법을 그대들에게 가르쳤노니, 그대들은 바람의 뜻을 아는가. 무릇, 천지에는 동남과 서북의 바람이 있고 세상에는 도덕과 법률의 바람이 있나니, 도덕은 곧 동남풍이요 법률은 곧 서북풍이라, 이 두 바람이 한 가지 세상을 다스리는 강령이 되는 바, 서북풍은 상벌을 주재하는 법률가에서 담당하였거니와 동남풍은 교화를 주재하는 도가에서 직접 담당하였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동남풍 불리는 법을 잘 배워서 천지의 상생상화(相生相和)하는 도를 널리 실행하여야 할 것이니라”라고 하시며 동남풍 불리는 법은 밝혀 주셨다.

그것은 “예로부터 모든 부처님과 성자들의 교법이나 지금 우리의 교의가 다 그 바람을 불리는 법이요, 이 선기 중에 여러 가지의 과정이 또한 그 법을 훈련 시킨 것이니, 그대들은 각자의 집에 돌아가 그 어떠한 바람을 불리겠는가. 엄동설한에 모든 생령이 음울한 공기 속에서 갖은 고통을 받다가 동남풍의 훈훈한 기운을 만나서 일제히 소생함과 같이 공포에 싸인 생령이 안심을 얻고, 원망에 싸인 생령이 감사를 얻고, 상극(相克)에 싸인 생령이 상생을 얻고, 죄고에 얽힌 생령이 해탈을 얻고, 타락에 처한 생령이 갱생을 얻어서 가정·사회·국가·세계 어느 곳에든지 당하는 곳마다 화하게 된다면 그 얼마나 거룩하고 장한 일이겠는가. 이것이 곧 나의 가르치는 본의요, 그대들이 행할 바 길이니라”(<대종경> 제2 교의품 37장)라고 말씀하셨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이 법문에서 원불교의 교의가 동남풍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법이고 선원에서 여러 가지 과정을 훈련 시키는 것이 동남풍의 바람을 불리는 법을 훈련 시키는 것이며 이것이 곧 대종사께서 가르치시는 본의요, 우리가 행할 바 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러한 동남풍의 감화는 한갓 설교 언설만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요, 먼저 그대들의 마음 가운데에 깊이 이 동남풍이 마련되어서 심화기화(心和氣和)하며 실천궁행 하는 데에 이루어진다”라고 말씀하셨다.

법문에서 ‘한갓’이라는 뜻은 ‘기껏 해 보아야 겨우’라는 뜻이다. 그리고 설교(說敎)는 ‘종교의 교리를 설명함’이라는 뜻이며, 언설(言說)은 ‘말로 설명함’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심화기화(心和氣和)는 ‘온화하고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모두를 살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으로 모두를 감싸주는 것’이고, 실천궁행(實踐躬行)은 ‘어떤 일을 실제로 몸소 행함’이라는 뜻이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수많은 종교와 단체가 있음에도 세상은 평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생령이 안심을 얻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우리가 정성스럽게 교화를 한다고 교재를 개발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또한 필요하지만, 그것이 대종사께서 법문해 주셨던 한갓 설교 언설의 다른 형식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들의 마음 가운데 깊이 동남풍이 마련되어서 심화기화하며 교법을 실천궁행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6월 4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