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커지니 걸림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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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커지니 걸림이 없어
  • 박혜현 교도
  • 승인 2021.06.12 02:30
  • 호수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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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은평교당 차선경 교도

 

하루에 만 번씩 염불하고 보니

어느 땐 하루종일 염주를 손에서

놓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염주를 들고 있지 않아도

계속 염주는 머릿속에서 돌고 있는 거죠.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도

잠을 자면서도 염주가 계속

돌고 있는 것 같은 경험도 했어요.

하루에 염불을 만 번 이상 하고, 100일 동안 <금강경> 원문을 사경하는 등 염불과 사경 삼매로 하루가 모자라는 교도가 있다. 소중한 경전을 마음속 깊이 반복해서 암송하고 사경하면서 얻은 가장 큰 힘은 자신의 변화라고 말하는 은평교당 차선경(67) 교도.

그녀는 “염불 수행을 오래 하다 보니 마음에 힘이 생겨서 유무념도 저절로 되고, 신앙심까지 깊어졌어요. 어려운 일이나 위기에 닥쳤을 때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까지 생겼죠”라고 말한다.


염불삼매

차 교도가 염불 수행을 하게 된 계기는, 승려가 된 중학교 친구를 만나면서부터이다. 동창 모임을 친구가 사는 사찰에서 하면서, 자연스레 염불 수행을 권유받게 됐다. 친구들 여러 명과 같이 시작했지만, 그녀의 용맹정진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108염주로 시작한 염불수행은 1000주로도 모자라 매일 1000주로 10번씩 반복하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하루에 만 번씩 염불하고 보니 어느 땐 하루종일 염주를 손에서 놓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염주를 들고 있지 않아도 계속 염주는 머릿속에서 돌고 있는 거죠.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도 잠을 자면서도 염주가 계속 돌고 있는 것 같은 경험도 했어요.”

그녀는 그만큼 치열하게 염불 수행을 해왔던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금강경 100일 사경

그녀는 염불 수행과 함께 법문 사경까지 겸하며 자신을 찾고 자신을 내려놓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금강경〉 원문을 100일 동안 천 번 독송한 후에, 100일 동안 〈금강경〉 사경에 도전했어요. 수행이라 생각하며 하루종일 사경한 적도 많았어요. 그때 잡념이 생기면 생겼나보다 하며 사경을 했더니, 어느 순간 잡념이 생긴 줄도 모르겠더라고요”라며 담담히 미소 짓는 그녀는 이미 텅 빈 허공을 닮아 있었다.

염불 수행이 몸에 밴 요즘, 그녀는 집안일을 하거나 음식을 할 때, 운동할 때도 일심으로 집중하게 되니, 무아지경의 염불이 저절로 되어진다고 한다. 올해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연꽃을 접을 때도, 연잎이 염주가 되어 염불삼매에 빠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가족과 주위의 인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기도생활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내 공부가 되었다는 차 교도.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내가 변화하고, 나의 변화한 모습을 보고 가족이 변화하니, 원하는 일들이 저절로 이뤄졌어요.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이 있나 봐요.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맞는 수행법으로 멈추지 않고 한 발 한 발 꾸준히 나아가는 거예요. 수행도 젊었을 때 해야 하거든요”라고 당부를 잊지 않는다.

그녀를 곁에서 지켜본 남편(학산 김은용 교도)은 “누구보다 열심히 기도 적공하는 아내가 있어서 해외에서 근무할 때도 항상 든든했어요. 염불과 사경과 기도로 오랜 시간 수행한 아내를 보면 마음이 커져서 걸림이 없음을 느껴요” 하고 같은 수행자로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녀의 아들까지 오랜 시간 염불과 사경 노트와 하나가 된 어머니의 수행 정진의 깊이를 인정하기에,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서슴없이 기도를 부탁할 정도다.

 

 

온전한 수행자

차 교도는 마음의 힘과 함께 요가로 육신의 건강도 챙기고 있다. 교당 법회 시간 전에 행복요가 코너를 맡아 교도들에게 유연함과 다리와 허리의 근력을 키우는 요가를 지도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 나이 듦이 무색할 정도다.

현재 교당 교화단 중앙으로 활동하며, 본인이 염불 수행으로 얻은 마음의 여유를 단원들과 함께 나누려 노력하고 있다.

저절로 되고,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수행의 참맛을 느꼈음에도, 치우치지 않는 온전한 수행자로 거듭나기 위한 그녀의 염주는 오늘도 쉼 없이 돌고 있다.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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