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평화통일을 향한 멀고도 가까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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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평화통일을 향한 멀고도 가까운 길
  • 정형은 교도
  • 승인 2021.06.19 16:23
  • 호수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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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 되는 날
정형은<br>여의도교당 교도<br>청소년문화연대킥킥 대표
정형은
여의도교당 교도
(사)평화마을짓자 이사장

올해 유월 십오일은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이 되는 날이다. 2000년 6월 15일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합의한 공동선언은 남북의 긴장과 전쟁 위협을 종식시켜 평화통일을 실현하자는 역사적인 선언이었다.

아침에 접경지역 평화연대에 신청해서 받은 한반도기를 집에 걸었다. 한반도 지도를 하늘색으로 그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며 나부낀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한반도기는 남북단일팀 경기와 각종 세계대회 입장부터 이산가족 상봉할 때 손에 쥐고 흔들며 눈물짓던 평화통일의 상징적 깃발이 되었다.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 분단 70년간 남북이 합의하여 공동선언한 평화통일 방안은 네 차례였다.

첫째는 박정희 정권 시절 남한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한의 김영주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서울과 평양을 비밀리에 오가며 남북 최고 당국자 간의 합의를 끌어내어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다.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이라는 통일 3대 원칙은 이후 진행된 남북협상의 중요한 기조가 되었지만, 남쪽이 유신헌법, 북쪽이 사회주의 헌법으로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더는 대화와 교류로 나아가지 못했다. 

둘째는 1980년대 후반 민주화 분위기와 미소 냉전체제의 붕괴에 힘입어 1991년 발표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화해, 남북불가침, 남북교류·협력을 합의하고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생산, 보유, 사용하지 아니한다’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다. 

셋째는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분단 이후 최초로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6·15공동선언을 발표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평양에서 남북은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며, 앞으로 이 방향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로 인해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육로 관광, 경의선 철도 연결, 개성공단 설치 등이 추진됐다.

 

경색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개선을

이룰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상대의 가장 절실한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부터 해결해 나갈 때 평화는 가까워진다.

한반도 평화지대, 나아가 아시아 평화시대를 열어갈

남북대화는 적대행위의 중단과 상호 존중에서 시작될 것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98년 소 1001마리를 몰고 민간인 최초로 판문점을 거쳐 방북하여 금강산 관광을 성사시켰고 개성공단 건설도 합의한 상태였다. 정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소 떼를 몰고 육로로 평양을 방문한 장면은 세계 언론이 ‘20세기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격찬했었다.

넷째는 2007년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을 통해 6·15공동선언의 적극 구현, 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 관계로의 전환, 군사적 적대 관계 종식, 한반도 핵(核) 문제 해결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 추진,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적극 활성화,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 이산가족 상봉 확대 등을 10·4 공동선언에 담았다.

네 번에 걸친 남북 합의는 일관된 기조로 남과 북의 자주적 평화적 통일을 위해 상호 존중과 신뢰 속에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합의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이 낳은 평화 국면에서 2년 동안 네 차례 남북 정상의 만남과 세 번의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신뢰를 잃고 말았다. 

경색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개선을 이룰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상대의 가장 절실한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부터 해결해 나갈 때 평화는 가까워진다. 한반도 평화지대, 나아가 아시아 평화시대를 열어갈 남북대화는 적대행위의 중단과 상호 존중에서 시작될 것이다. 정산종사께서는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는 무위이화로 될 것이다. ‘우리 이러지 말자’ 하고 손잡을 날이 올 것이다”라고 했다. 그날은 언제, 어떻게 올 것인가!

6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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