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 계곡 벗삼아 ‘명상’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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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계곡 벗삼아 ‘명상’에 빠지다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6.26 01:04
  • 호수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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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훈련원 무문관 훈련
오덕훈련원 무문관 훈련에서 걷기명상을 설명하고 있는 유성신 오덕훈련원 원장.

 

주5일제 근무로 주말에는 숲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편집 마감에 쫓겨 주말 없이 살아온 기자도 코로나19 핑계로 ‘주말이 있는 삶’을 선택한 지 두 달째 되어간다. 지난 주말에는 내친김에 숲으로 내달렸다. 축령산(886m)과 서리산(832m)의 물줄기가 만나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계곡물을 자랑하는 천혜자연의 명소, 오덕훈련원에서의 1박2일은 쉼을 찾아 떠나온 방랑객에게 시원한 위로와 충전이 됐다. 그곳은 6월 11일~13일 동안 무문관 훈련 정진 중이었다.

올해 교무진들이 전원 교체된 오덕훈련원은 지난달부터 자체 무문관 훈련을 진행 중이다. 스스로 훈련을 체화하고 대중과 호흡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정착시키기 위한 결단이다. 사방을 둘러보면 여기저기 손볼 곳 투성이인데, 보되 본 바 없고 듣되 들은 바 없이 오직 이때만큼은 수행에만 정진한다. 몸은 훈련원에 머물고 있으나 순간순간 알아차림을 하면 일상이 곧 선이 된다는 것을 알아가는 중이다.

오덕훈련원 무문관훈련은 오전 오후 저녁 세 차례 걷기 명상을 한다. 
계곡에 앉아 '석립청수성' 의두를 걸어본다.

 

첫날 저녁 결제식으로 시작한 무문관 훈련은 다음날 새벽 만일기도와 정전명상 108배, 오전 걷기 명상과 단전주선, 법문 명상과 사경, 오후 숲속 명상과 걷기 명상, 다도 명상(조주의 茶)을 한 뒤 계곡에 앉아 ‘석립청수성’의 의두를 걸어본다. 저녁이 되면 걷기 명상과 법문 명상, 일기 감각감상 나누기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훈련원 주변에서 이뤄지며 숲속 명상만 축령산 휴양림에 들어가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 날 해제식에서 손원덕 교무는 “호흡과 동작 하나하나 알아차리며 한 배, 한 배 절을 올렸다. 대종사님 〈정전〉 말씀에 오롯이 집중하며 호흡과 움직임을 알아차리니 1초가 길게 느껴지고 나의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고 정신이 맑고 두렷해졌다. 호흡과 마음과 몸동작 하나하나가 알아차려지니 그대로 선이 됐다”며 처음에는 타력으로 임했던 무문관 훈련이 알아차림을 하고부터는 몸과 마음에 거름을 하듯 맑고 명료하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오덕훈련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신대성 교무(휴무)는 “오덕훈련원이 가지고 있는 내적 자원을 잘 분석하고 〈정전〉 훈련법에 바탕한 훈련 프로그램을 대중과 호흡할 수 있게 시대화·대중화해야 한다. 올해 1년은 그 준비단계로 삼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강석준 교무는 “이제는 원장님에게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프로그램을 하나씩 맡아서 연마하고 특화시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유성신 원장은 훈련 소득 총평을 통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관도 해야 하지만, 훈련은 하고 하고 또 하여 스스로 다듬어지고 숙성돼야 한다. 훈련할 때는 마음이 챙겨지고 오롯해지는 것 같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마치 소 고삐를 만드는 데 있어 일정기간 묶어 두어야 할 고삐를 놓아버리는 것과 같다. 일상에서부터 끊임없이 걷기 명상을 하고 마음을 알아차림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전체가 숲속 명상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축령산 휴양림에서 숲속 명상 하는 중.


훈련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가 시작됐지만, 이들에게는 이전과 다른 힘이 보였다.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이 돌고 도는 가운데 시간과 처소를 잃는 무시선이 시작된 것이다.

수도권의 휴양지, 오덕훈련원은 종로교당 오타원 박승오(원기89년 열반) 교도와 딸 덕타원 성정덕 교도의 공덕으로 건립됐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2리에 자리해 있으며 축령산의 기운을 받아 기도와 힐링 도량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한울안 명상센터로도 운영 중이다. 대법당과 숙소가 있는 본관과 가족·소규모 단위 훈련이나 휴양이 가능한 콘도형 숙소시설이 3동 자리하고 있다. 문의) 031-591-9709

숲속명상 하러 가는 길
오전 법문 봉독 및 사경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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