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절 기념 학술대회, 원불교 법인정신과 신앙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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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절 기념 학술대회, 원불교 법인정신과 신앙 고찰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8.17 12:42
  • 호수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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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선학대·원불교사상연구원 주관
국제마음훈련원서 재가단체 후원
8월 14일 국제마음훈련원에서 열린 법인절 기념 학술대회에서 원불교여성회 정선희 사무국장의 ‘원불교여성회 표어에 나타난 신앙실천의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원기106년 법인절을 앞두고 영산선학대학교 선학연구원과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이 공동주관하여 제3회 법인절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법인정신의 계승과 원불교 신앙’이란 주제로 8월 14일 영광 국제마음훈련원 대강당에서 열린 학술대회는 다섯 명의 발표자와 기타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법인절 기념 학술대회를 3회째 이끌고 있는 백인혁 영산선학대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원불교 신앙성 강화의 문제는 원불교학 50여 년의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돼 왔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태”라면서 “원불교 신앙을 재점검하는 자리이지만 이를 토대로 교화와 교화단 문제도 ‘신앙’의 관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사요’의 시대적 상황에 맞는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원불교 신앙’ 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김용현 원불교청운회장의 축사에 이어 주제발표에는 △원광대학교 원익선 교무의 ‘법인정신과 원불교 신앙의 사회적 실천 방향’ △영산선학대 권정도 교무의 ‘원불교 교화 활성화 방안 모색’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이주연(교무)·허남진 연구원의 ‘원불교의 마음생태학’ △원불교여성회(한울안운동) 정선희 사무국장의 ‘원불교여성회 표어에 나타난 신앙실천의 방향’ △원불교봉공회 오예원 전 회장의 ‘원불교 봉공회 신앙실천의 현실과 과제’ 순으로 발표가 이어졌다.

정선희 (사)한울안운동 사무국장

 

본지는 정선희 원불교여성회 사무국장의 발표문 중에서 원불교여성회의 세 번째 표어 ‘우리는 희망입니다: 출재가 남녀 차별이 없는 원만평등의 교단’이란 부분만 발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우리가 희망입니다’라는 표어는 원기89년(2004) 원불교여성회 전국훈련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불교의 미래와 발전을 놓고 볼 때 ‘인재의 부족’이 가장 심각하다는 교단의 진단에 대한 여성회의 대답이 바로 ‘우리가 희망입니다’였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인재는 사회에서 말하는 ‘실력’이 아니라 우리 교법이 추구하는 ‘공부인의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며, “혼자서 100점 맞기보다 다같이 70점쯤 맞자는 것이 우리 공동체가 추구하는 인재였다. 그리고 이렇게 다 같이 70점쯤으로 발맞춰 나아가는 것이 ‘집단적 진보’의 길이기도 하다. 남보다 앞서나가지 않으려는 것, ‘나’라는 주장을 내리고 ‘집단’이 다 함께 가기를 목표하는 것이 ‘대승적 공부인의 인격’이고 이를 갖춘 사람이 인재”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교단의 인재는 과거시대의 기준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며, 혹시라도 천여래 만보살의 씨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될성부른 떡잎만 골라내서 밀어주는 교단의 인재관은 ‘집단적 진보’를 막는 가장 높은 벽이니 서둘러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불교여성회가 17년간 ‘우리가 희망’이라고 계속 어필하고 있지만, 어쩐지 교단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응답을 들은 것 같지는 않다며, 부디 교단에서 여성회의 힘을, 재가들의 힘을 제대로 가져다 쓰기를 부탁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일류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못한다 해도, 원불교 교도 집단은 분명히 사회의 다른 집단과 격이 다른 공부심과 도덕성, 그리고 영육쌍전의 실천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100년간 우리의 집단무의식에 심어진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믿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자본위’의 원칙을 가지고

강자와 약자가 함께 진화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어떤 인재가 자신의 100점을 희생하려 하고,

세상의 어떤 40점짜리가 이 반야용선에 참여하여

집단적 진보의 물결을 탈 수 있겠는가?


그는 마지막으로 교단에 제언하기를 한지성 초대회장은 절대로 ‘기운 빼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며, 위에서 말한 다같이 70점 받는 집단적 진보가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40점과 100점이 같은 취급을 받아 모두 40점이 되는 하향평준화로 끝나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 회장의 말을 빌어 “100점짜리가 희생을 하는 이유는 40점을 70점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지, 자신이 40점으로 전락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여기에는 어떤 희망도 없다. 아무리 원만평등한 세상이라고 해도 강자와 약자는 존재한다. 대종사께서 모든 차별을 없애라고 하면서도 지우차별을 남겨둔 이유가 이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지자본위’의 원칙을 가지고 강자와 약자가 함께 진화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어떤 인재가 자신의 100점을 희생하려 하고, 세상의 어떤 40점짜리가 이 반야용선에 참여하여 집단적 진보의 물결을 탈 수 있겠는가’ 하고 반문하며, 우리의 사업은 동지 간 화합과 믿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기운 빼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신앙의 최저점이라 말한 한 회장의 뜻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절망’과 ‘희망’의 경계를 가르는 요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창조성’이라고 말했다. 어떠한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창조적 발전’의 기미가 있다면 절망보다는 희망을 더 갖게 되고, 창조적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없다면 절망을 하게 된다고 피력했다.

맺은말에서 그는 원불교인에게 ‘창조적 발전’이란 진급의 길이며 제생의세의 길이라며 이는 저절로 되는 길이 아니라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의식’의 자리를 아차하는 순간 ‘허위의식’이 자리잡게 된다며 ‘허위의식’이 무서운 점은 진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고 왜곡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말로 자기합리화다.

하나 경계할 것은 ‘감상적 원시주의’라며, 그는 “사람들이 창조적 발전이 힘들 경우 차라리 과거 좋았던 시절이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는데 창조적 모험, 창조적 발전이 없는 삶이란 퇴보하는 수밖에 없다. 대종사님과 선진님들이 어떻게 ‘개벽의 회상’을 시작했는지 이곳 영산에서 우리 다시 ‘창조적 발전’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8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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