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마주하는 매 순간은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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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마주하는 매 순간은 소중한 선물이다
  • 박선국 문화평론가
  • 승인 2021.08.24 15:54
  • 호수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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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공부25
열여덟 번의 선물(18 regali, 2020)
감독: 프란세스코 아마토
배우(배역): 비토리아 푸치니(엘리사),
베네데타 포르가콜리(안나), 에도아르도 레오(알레시오)

 

│영화 줄거리│

 

안나는 아빠와 단둘이 산다. 그런데 매년 생일에 아주 긴 여행을 떠났다는 엄마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7살이 되던 해 엄마가 그녀가 태어난 날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반항아가 되어간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8살 생일날이 다가오고 또 말썽을 피운 그녀는 무작정 가출을 해버린다.

 

그러다가 또 다른 소동에 휩싸이게 되고 그것을 피하려다가 그만 차에 치이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 앞에는 한 여성이 서 있다. 얼떨결에 그녀를 따라나선 안나는 그녀가 자신의 엄마 엘리사인 것을 알게 된다. 우연히(?) 과거로 와버린 그녀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열여덟 번의 선물’은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과 꿈 그리고 판타지를 섞은 가족 영화이자 자기 성장 영화이다. 주인공 안나는 태어나기 전에 떠나가버린 엄마를 과거로 가서 만나 이전에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것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에 사랑과 믿음을 회복한다. 또 가족과 동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진부해질 수 있는 최루탄성 스토리에 시간 여행이라는 요소를 첨가하여 관객을 밝고 환한 그러면서 눈물짓게 하는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현실 속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모녀의 만남은 오해를 풀고 진실을 알아가며 경험할 수 없던 것들을 경험하게 하는 마법의 순간이다. 이것을 통해 안나는 자신의 아픔을 표출하고 해소해간다.

안나는 엄마 엘리사와 함께 자기 자신의 생일선물을 준비하고 아빠 알레시오와는 자신이 태어나 자라게 될 아기방을 함께 꾸미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엄마 아빠 친구 동료들과 때늦은 결혼식에 참가하는 등 그녀가 꿈꿔왔던 것들을 경험하게 된다.

엄마 엘리사는 자신이 죽은 후 딸의 생일날에 줄 선물들을 준비하지만, 그것은 그저 눈에 보이는 유형적인 것들로만 채워져 있었다. 마지막 순간 자신의 체취와도 같은 그녀만의 ‘엄마표 사과튀김 레시피’를 선물로 남김으로써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느낌을 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 우선임을 전달해야 하는 이유이다.

 

열여덟 번의 선물은 네플릭스에서 현재 상영 중이다. 

 

안나는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은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으로 엄마의 선물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일날마저 받아드릴 수 없었다. 시간여행을 통해 엄마와 화해한 안나는 18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진정 자신이 태어난 날로 받아들이게 된다. 현실로 돌아온 그녀는 다시 한번 다이빙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 갓 태어난 아이의 모습으로 엄마와 조우를 한다. 아기 손에 특이한 모양의 점을 보게 된 엘레나는 ‘남편이 나 대신 아이를 잘 기를 수 있을까?’ ‘아이는 나 없이 잘 자랄 수 있을까?’ 등의 무거운 짐을 모두 벗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안나가 엄마 덕에 내가 이렇게 자랐다고 보여주는 징표로써 엘리사에게 주는 마지막 감사의 선물이라 하겠다.

산다는 것은 아무 의도 없이 주어지는 선물들을 매 순간 받는 것과도 같다. 그 포장을 열지 말지 아니면 버릴지 또 그 내용에 기뻐할지 실망할지 이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다. 그렇게 나의 선택이 결과를 만들고 또 다른 선택을 만들어 간다. 주어진 선물이 소중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선택이다.

8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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