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교단의 교운 융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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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교단의 교운 융창을 위하여
  • 오민웅 교도
  • 승인 2021.08.30 21:31
  • 호수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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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웅<br>원남교당 교도<br>삼동법률사무소
오민웅
원남교당 교도
삼동법률사무소

2년 가까이 요양원에서 지병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께서 올해 8월 초경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열반에 들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한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다. 아버지 살아생전에 “사랑합니다”라고 말씀드리거나 한 번 안아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하는 말을 듣게 됐다. TV 프로그램 주제는 부모에 관한 것이었는데 출연자들은 한결같이 부모가살아 계실 때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안아드리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마침 그 프로그램을 어머니와 같이 보고 있었기에 어머니께 다가가 “어머니, TV에서 부모님을 안아드리고 ‘사랑합니다’라고 말씀드리라고 하네요. 우리도 한번 해볼까요?” 하고 말씀드리니 어머니는 웃으시며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거실에서 마주 서서 어머니를 꼭 안아드리며 “사랑합니다. 어머니, 건강하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실로 어린 시절 이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안아드린 순간이었다. 어머니는 정말 좋아하셨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왜 수십 년 동안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는 자주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백 마디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말보다는 한 번의 따뜻한 마음과 행동이 때로는 더 필요하다. 요즘 교단적으로 새 전서 폐기 문제로 스승과 제자가 그리고 선진과 후진이 서로 갈등을 빚고 서로 서먹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불어 재가출가 교도들의 교단 개혁의 목소리가 높다. 교단이 창립된 지 100년이 지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를 성대하게 열고 결복기교운을 힘차게 열어가자고 전 교도가 함께 결의한 지가 불과 5년 전이다. 그런데 최근 교단 구성원들이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갈등을 일으키고 있어 큰 걱정이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안아드린 순간이었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왜 수십 년 동안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는 자주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대종경〉 교단품 2장에서 창립(創立) 십이 년 기념식에 대종사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후진들로서는 선진들에게 늘 감사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나서 모든 선진들을 다 업어서라도 받들어 주어야 할 것이요, 선진들로서는 후진들에게 또한 늘 감사하고 반가운 생각이 나서 모든 후진들을 다 업어서라도 영접하여야 할 것이니, 선진 후진이 다 이와 같은 생각을 영원히 가진다면 우리의 교운도 한없이 융창하려니와 그대들의 공덕도 또한 한없이 유전될 것을 의심하지 아니하노라”고 말씀하셨다.

위 법문을 받들며 대종사께서 바라시는 일원 회상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번 새 전서 폐기 문제로 발생한 교단의 어려움과 새로운 변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교단이 현재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교단은 다시 또 선진과 후진이, 재가와 출가가 힘을 합쳐서 이를 잘 극복하고 새로운 교단 발전으로 나갈 것이라 믿는다. 우리의 교운이 한없이 융창하고 우리의 공덕이 한없이 유전되는 그 출발점은 대종사께서 교단품에서 말씀하신 ‘선진과 후진이 서로서로 업어서라도 받드는 그 따뜻하고 하나된 마음과 행동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9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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