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해도 돼 괜찮아 그래도 나는 나를 사랑해
상태바
방황해도 돼 괜찮아 그래도 나는 나를 사랑해
  • 박선국 교도
  • 승인 2021.09.14 14:21
  • 호수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속 마음공부 26
영화 러덜리스(Rudderless, 2014)
러덜리스 (Rudderless, 2014)
감독: 윌리엄 H. 머시
배우(배역): 빌리 크루덥(샘), 안톤 옐친(쿠엔틴), 펠리시티 허프만(에밀리), 
로렌스 피쉬번(델), 셀레나 고메즈(케이트)


 

│영화 줄거리│

샘은 광고 기획사에서 일한다. 그는 회사 사람들과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며 정신없이 일한다. 드디어 큰 계약을 따낸 그는 기쁜 마음에 이혼한 아내와 살고 있는 아들 조쉬에게 전화를 한다. 조쉬는 기회만 있으면 학교 기숙사 자기 방에서 기타를 튕기며 자신이 만든 노래를 녹음한다. 무조건 자기를 만나러 오라고 말하는 아빠에게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한다던 조쉬는 약속 장소에 오지 않는다. 아들을 기다리던 샘은 그에게 다음에 보자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런 그에게 대학 캠퍼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고 여러 명이 죽었다는 TV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아들에게 혹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영화 <러덜리스>는 음악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각자의 느낌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수단임을 보여주는 음악 영화이다. 영화 내내 다양한 장르와 리듬의 노래가 여러 가수들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처럼 들려진다.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함께 웃고 울고 짜증 내고 화를 내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영화 제목 <러덜리스>가 뜻하는 ‘키 없는 배처럼 방황하는’ 인물들이 노래를 통하여 마음을 치유하고 한 발짝 조심스럽게 삶 속으로 다시 다가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들을 잃고 직장과 집을 떠나 보트에서 지내며 일용직을 전전하던 샘은 아내가 전해준 아들의 유품에서 그가 녹음한 노래 시디를 발견하고 그것을 들으며 조금씩 아들을 이해하게 된다. 기회가 생겨 대중 앞에 그 노래를 부르게 되고 아들 또래의 쿠앤틴을 만난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 누구보다 큰 그와 밴드를 결성하여 노래를 함께 하지만 그의 가슴 한편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샘이 그렇게 방황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총기사건에 연루된 아들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라는 것이다. 아들 조쉬를 그의 엄마 에밀리는 정신병자라고 규정하며 피해자들을 위로하려 하고 아들의 여자친구 케이트는 그를 거짓말쟁이로 생각하며 비난했지만, 여전히 그를 이해할 수 없는 샘은 그의 노래를 들으며 조금씩 그가 이전에 알고 있던 아들이 아닌 새로운 그의 모습을 알아가고 공감하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샘은 미완성이었던 아들의 노래를 완성하여 부르게 된다. 복받쳐 오르는 자신의 감정을 담담히 노래에 담아 부르는 그의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의 노래 가사는 아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표현이며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이고 듣는 모든 이들을 위한 축복의 메시지로 들린다. 가사 중 “My Son(내 아들)”은 샘의 아들이면서 샘 자신이며 또한 관객 한 분 한 분이기 때문이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마이크를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세상 그 누구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노래 한 소절에 담긴 메시지를 조용히 그리고 깊이 느껴 보라는 듯이….

우리는 종종 내가 알고 있거나 경험한 것이 세상의 전부인양 그것만 가지고 판단하곤 한다. 잠시 멈춰 나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내가 진정 찾아야 할 것은 세상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9월 17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