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 법문] 일상수행의 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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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 법문] 일상수행의 요법
  • 라도현 교도
  • 승인 2021.11.23 03:06
  • 호수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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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의 지름길 법문4
라도현 교도<br>​​​​​​​화정교당<br>
라도현
화정교당 교도

 

「1. 심지(心地)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요란함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自性)의 정(定)을 세우자.

2. 심지는 원래 어리석음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어리석음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혜(慧)를 세우자.

3. 심지는 원래 그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그름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계(戒)를 세우자.」

심지는 나의 본래마음으로서 내 마음의 원형(原型)을 말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성품, 본성, 자성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나의 본래마음은 ‘요란함과 어리석음과 그름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마음공부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사실입니다. 이것을 진짜로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공부길이 크게 달라집니다. 다시 말하면, 내 마음이 상(相) 없고 착(着) 없는 공부길로 가느냐, 아니면 상과 착이 있는 공부로 가느냐로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심지는 요란함도 어리석음도 그름도 없는데, 왜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이 생기게(있게)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많은 공부인들은 ‘경계가 있기 때문에’ 또는 ‘경계를 대하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그렇다고 한다면, 부처님도 대종사님도 경계를 대하면 심지에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이 생겨야만 할 것입니다. 그게 맞는 말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경계에 끌렸을(주착할) 때에만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이 경계에 주착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경우에도 요란함과 어리석음과 그름이 생기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옆에 경찰들이 지나가면 마음에 요란함이 생깁니다. 그런데 죄 짓지 않은 사람은 아무런 동요가 없습니다. 방을 깨끗이 청소해 놓고 나면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매일 청소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돈다발이 앞에 있으면 탐욕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은 현금다발을 만지면서도 그러한 생각이 없습니다.

이렇게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은 마음이 경계에 끌려서 생기는 것입니다. 주착하는 마음이 없으면 비록 중생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무언가에 대해서 ‘주착하는지 안 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주착하고 있다면 그것을 내려놓는 것이 진정한 공부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자성의 정·혜·계는 이미 누구에게나 세워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알고 하는 공부와 모르고 하는 공부는 천지 차이입니다.

11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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