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어촌 개벽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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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 개벽대행진
  • 정형은
  • 승인 2022.01.25 13:09
  • 호수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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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은 여의도교당 교도(사)평화마을짓자 이사장
정형은 여의도교당 교도(사)평화마을짓자 이사장

‘개벽’이라니! 무슨 이야기지?

원불교와 인연이 깊은 도올 김용옥, 백낙청 선생님을 비롯해 박진도 교수 등 뜻있는 이들이 ‘국민총행복 농산어촌 개벽대행진’을 했다. 10월부터 8개 지역을 돌며 농산어촌 주민들의 민회를 열어 절박한 농촌 현실을 듣고 뜨거운 논의를 거쳐 모아낸 내용을 농산어촌 개벽을 위한 3강 6략이라고 내놓았다. 기후위기, 먹을거리위기, 지역위기의 시대에 우리 사회는 국민총행복, 지속가능한 발전, 지역균형발전이 실현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3대 강령이다. 6개 방략은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 먹을거리 기본법 제정,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 농어촌주민수당 지급, 농어촌주민의 행복권 보장, 농어촌 주민자치의 실현이다.

현재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정책이 쏟아지고 지원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아무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먹을거리와 그것을 생산하는 농산어촌에 대한 정책과 지원은 대통령 선거 국면인데도 조용하기만 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농부를 ‘아무도 거론하지 않는 소수자’라고 표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장 경외하는 분들’이라고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한국은 지난 50년간 농산어촌의 희생으로 산업화가 이루어져 세계 경제 10위 안에 들고, 지난해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을 받기에 이르지 않았던가. 도시인들의 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은 제값을 못 받고 헐값에 팔리는 희생양이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방역을 둘러싼 접종 여부, 소상공인 피해 등은 날마다 보도되고 있지만,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자연 파괴와 그로 인한 식량위기는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언론과 여론의 관심도 없다. 모든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관심의 초점은 부동산, 일자리 등 대도시와 관련된 것뿐이다.

작년 통계청의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경지는 지난 30년간(1990~2020) 210만8천ha에서 156만5천ha로 서울의 9배만큼 줄어들고, 농가인구 역시 20년 만에 (2000~2020) 403만명에서 231만 4천명으로 줄어 전체 인구의 8.8%에서 4.5%로 반 토막 났다. 식량자급률도 20년 만에 45.8%로 줄고 곡물자급률은 21%로 계속 줄었는데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을 보면 3.4% 정도라고 하니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식량이 부족하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여 메꾸던 과거의 관행은 현재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주요 식량수출 국가들이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고 금지하는 현실에 전혀 맞지 않게 됐다. 농촌에 대한 지원은 면적이 넓은 대농 위주로 되고 있어 소농과 중농은 제값은커녕 판로도 찾기 어려워 열심히 농사지은 작물을 껴안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옛말이 되게끔 산업폐기물과 쓰레기 소각장 등 도시에서 버리고 만들어낸 온갖 화학물질 덩어리들을 농산어촌에서 태우고 파묻고, 심지어 민통선 안에까지 어마어마하게 갖다 붓고 있다.

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온다. 도시에서의 귀향행렬은 이번에도 이어지겠지만, 고향을 지키고 있는 늙으신 부모님들은 이렇게 망가져 가는 농산어촌에서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 계신다. 그리운 부모님과 어릴 적 맑고 푸르렀던 농산어촌이 살아나도록 개벽하지 않으면 농업과 농산어촌 주민만이 아니라 도시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수 없다. 기후위기, 먹을거리위기, 지역소멸위기를 벗어날 모두의 지혜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발휘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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