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나의 존재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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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나의 존재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 이원선
  • 승인 2022.02.07 21:30
  • 호수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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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법명 원선) 교도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이정화(법명 원선) 교도 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돈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듯한 세상 모습을 보며 문득 ‘나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내가 지금과 같은 생명으로 태어나는 확률을 계산해 보자.

태어나기 위해 제일 먼저 일어나야 할 일은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만나 수정란이 돼야 한다. 여성은 평생 난소에서 4~5만의 난자를 생성하고, 그중 실재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한 번의 임신에 하나뿐이다. 만약 한 명의 자녀를 두었다면 4만분의 1,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면 4만분의 2, 4명의 자녀를 둔다면 1만분의 1이다. 남성은 한 번에 2~3억의 정자가 방출되지만,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오직 한 개의 정자가 난자와 결합해 수정란이 된다.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모계로부터 1만분의 1과 부계로부터 2억분의 1을 곱해야 하는 것이 첫 관문이다. 게다가 모든 성관계가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고 평균적으로 500회의 성관계를 통해야 한 개의 수정란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어렵게 수정되더라도 수정란이 엄마의 자궁벽에 제대로 뿌리내리고 영양을 공급받으며 자라기 위한 착상과 정상적인 태아로 성장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즉 착상에 성공해 건강한 출산까지 또다시 2분의 1의 확률을 더한다. 또 장애 유무에 따라 2분의 1의 확률을 더하고…. 남녀에 따라 2분의 1의 확률을 더하고…. 위의 숫자에 다시 2를 곱하는 과정을 조건에 따라 수차례 반복하다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 한 셀 수 없는 숫자 즉 무량수와 마주하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전 지구적으로 상·하수도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하루 세 끼를 먹고 따뜻한 집에서 잘 수 있으며 학습과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서 태어날 확률이 4% 정도라고 한다. 다시 100분의 4를 곱해야 현재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태어날 확률이다. 실로 우리는 엄청난 사다리 타기에 성공한 자들이다.

살면서 이 정도의 확률로 무언가를 통과해 본 적이 있던가? 그의 세상사는 모습이 어떻든지 우리 모두는 이미 승리자이고 챔피언이다. 이런 무량수의 파도를 넘어 기필코 존재하게 된 우리는 이미 신이 아닐까? 여기에 더해 진리를 찾고 진리를 닮은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회복하기 위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는 이미 부처가 아닌가? 부처로서 부처답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길 오늘도 합장해 본다.

2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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