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마음공부] 희생은 자기사랑의 가장 숭고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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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공부] 희생은 자기사랑의 가장 숭고한 모습이다
  • 박선국 문화평론가
  • 승인 2022.02.07 21:58
  • 호수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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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월터 코왈스키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공을 세우고 영웅으로 제대한다. 귀향 후 결혼도 하고 포드 공장에서 일하며 아이들도 키웠지만 사랑하던 아내의 죽음 이후 가족 뿐만 아니라 새롭게 이사해온 이웃들과도 소통하지 못한다. 새로 부임한 젊은 신부 마저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자신의 차고에 모셔져 있는 72년산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 한 이웃집 몽족 소년 타오를 알게 되고 그의 가족들과 인연을 맺으며 가까워진다. 타오를 괴롭히는 갱단을 자신의 방식으로 보호하려 하지만 도리어 타오 가족이 화를 입게 되고 마침내 월터는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랜 토리노(Gran Torino, 2008)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배우(배역) : 클린트 이스트우드(월트 코왈스키), 비 방(타오),아니 허(수), 크리스토퍼 칼리(자코비치 신부)
그랜 토리노(Gran Torino, 2008)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배우(배역) : 클린트 이스트우드(월트 코왈스키), 비 방(타오),
아니 허(수), 크리스토퍼 칼리(자코비치 신부)

“그랜 토리노”는 미국 이민자 출신의 전역 군인인 주인공이 자신의 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그가 가진 신념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잘 담아낸 휴먼 드라마이다. 나이 들어 모든 것이 귀찮아진 듯 투덜대며 세상을 마주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그의 젊은 시절을 상상해 볼 수 있다. 3년 동안의 지옥 같은 전쟁터에서 살아남았으니 그 고통이 어찌했겠는가? 40년 넘게 공장 노동자로 보낸 시간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으로 남편으로 그리고 아버지로서 보낸 세월 또한 그리 녹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와 사별하고 다 큰 아이들과 서먹한 상태이며 손자들과 말도 통하지 않는 그는 그에게는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유색인 이웃들에 둘러싸여 마치 내가 경험한 것이 모두 인양 행동하지만 고립된 섬처럼 고독하게만 느껴진다. 월터는 자기가 싫어하는 모습을 숨길 줄 모른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와 사람들의 생각에 얼굴을 찡그리는 지극히 보수적인 인물이며 자신도 이민자이면서 또 다른 유색인 이민자를 배척하는 인종우월주의자이다. 스스로 남자들은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만 똑똑하고 드센 여자에게는 거부반응을 보인다. 겉으로는 센 척 거친 척하지만 그것은 지금껏 겪어온 아픔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싫어하는 데서 오는 자기보호 본능처럼 보인다.

영화제목으로 등장하는 ‘그랜 토리노’는 여러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월터 자신일 수도 있고 미국의 가치로 해석될 수도 있다. 또 한편 인간으로 갖춰야 할 가장 보편적인 가치 기준이라고도 하겠다. 그것은 인종이나 남녀노소 구별할 것 없이 그것을 갖추고 있다면 물려받을 수 있는 유산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에 월터의 자손이 아닌 그의 친구이자 멘티라 할 수 있는 타오가 물려받게 되는 정당성이 있는 것이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젊은 배우 시절 무력을 우선시하는 서부 총잡이나 형사 등의 역할로 유명해진 배우이다. 그러기에 관객들은 그가 아마도 갱단에 맞서 싸우리라 생각했을 것이지만 영화는 반전을 보여준다. 주인공 월터는 타오와 그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지난 시절 그가 전장에서 죽여야 했던 소년병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 대한 참회와 더불어 새로운 시대는 힘이 아닌 양보와 배려가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분명 불의에는 분노해야 한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 분노의 원인이 상대가 아닌 내 마음 속에 있음을 먼저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처럼 진정 그 불의에 죽기로써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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