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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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
  • 오민웅
  • 승인 2022.03.08 11:44
  • 호수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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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웅원남교당 교도삼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오민웅원남교당 교도삼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민사 재판은 원고와 피고가 대립당사자로서 일정한 법률적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법률적 주장을 통해 권리관계에 관하여 서로 다투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원고와 피고를 각각 법률적으로 대리하는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로서의 임무는 자기가 대리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법률적 사실관계를 구성하고 법률적 주장을 해서 의뢰인에게 유리한 판결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여기에 법원에 속한 판사는 법관의 양심에 따른 증거의 취사선택 및 법리판단을 통해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재판을 임무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사 재판 법정은 늘 원고 피고 당사자들과 그들의 대리인인 변호사들의 법률적 언쟁이 끊이지 않는다. 때로는 원고 피고 당사자들은 법률적 주장 외에 상대방에 대한 감정적인 비난을 하게 되고 여기에 소송대리인도 같이 동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원고측이 또는 피고측이 전혀 터무니없는 거짓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쪽 주장이 진실입니다”는 법정 변론에서 가장 흔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상황은 법률적 사실 판단을 내릴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 판사 입장에서도 원고나 피고측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판단하기가 모호한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원고 피고 당사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결을 이끌기 위해 더욱 강하게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게 된다. 원고 피고 당사자들을 소송대리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도 우리측에 조금 불리한 내용은 애써 무시하거나 부인하고 상대방이 불리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격을 해서 판사로 하여금 단 1%라도 우리 쪽에 유리하게 판단을 하도록 이끌어 내는 노력을 하고 의뢰인은 그런 변호사를 능력 있는 변호사 또는 일 잘하는 변호사라고 하기도 한다.

요즘 변호사로서 법정에서 목격할 만한 상황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정치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 한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비전이나 정책으로 국민을 설득하기보다는 상대 진영에 대한 비난과 약점을 공격해서 그 반사효과를 누리려는 행태가 매우 심각하게 벌어지고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정전> 제3수행편(修行編) 제15장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에서 “한 사회가 병들어 가는 증거를 대강 들어 말하자면 각자가 서로 자기 잘못은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하는 것만 많이 드러내는 것이며…”라고 말씀하시면서 병든 사회의 그 첫 번째 병리적 현상으로 각자가 서로 자기 잘못은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하는 것만 많이 드러내는 것임을 말씀하셨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한 사회가 병들어 가는 증거로서 드신 그 첫 번째 현상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병든 세상의 치료를 목적하는 종교인으로서 착잡함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제도가 승자 독식의 구조이다 보니 다른 선거보다 훨씬 더 심각한 비방 경쟁으로 치닫고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 여기에다 각 진영에 따라 비방전에 흔들리는 국민의 정치적 수준도 한몫한다고 본다. 이번 대통령 선거 이후에라도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되려면 정치 영역에서부터 먼저 각종 제도적 병폐를 개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3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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