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가치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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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가치 있는 삶
  • 조경원 편집장
  • 승인 2022.03.23 16:48
  • 호수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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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인으로서 최고로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성불제중(成佛濟衆)’하는 삶이다. 진리를 깨쳐 부처를 이루고 자비 방편으로 일체중생을 구제하는 것이야말로 원불교인이 추구하는 삶의 최종 목적지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대각(大覺) 후 제중하는 삶을 말과 글뿐 아니라 몸소 실천함으로써 본을 보였고, 그 정신은 역대 종법사에 의해 상전(常轉)하고 있다.

원불교는 제중에 기초한 실천의 종교이다. 초기 교단의 저축조합 설립과 방언공사, 구인 단원의 기도 등을 통해 교단의 정초(定礎)를 세우고 제중의 중요한 기점이 되는 전재동포구호사업(1945년 9월 4일~1946년 10월 20일)을 통해 대사회 활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구호사업은 실천을 통해 사회로부터 교단의 실력을 평가받은 최초의 일이었다. “동포를 살이기 위하야 우리는 거리로 간다”는 구호는 제중의 대사회적 메시지이자 원불교가 지향하는 바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불교 2세기, 교단 4대를 열어가는 지금. 교단 안팎으로 대사회 활동에 대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그 요구에 대해 한편에서는 사람과 재원의 부족을 말한다. 그들에게 초기 교단사를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싶다. 넉넉지 않은 교단 살림으로 서울구호소에서 46명의 임원이 42만명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이리후생원에서 105명의 총부임원과 학원생이 49만명에게 급식을 제공했다. 제중하는 실천가 한명이 1만명을 살린 것이다. 환경이든, 생명이든, 인권이든 동포를 살리는 일이라면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

3월 5일 동해에서 발생한 산불로 의식주를 잃은 이재민을 위해 동해로 향한 봉공인들이 보름만에 돌아왔다. 봉공인들은 마지막까지 현장에 남아 이재민과 함께했다. 마치 해방 직후 서울역 앞에서 30여 개의 단체가 구호사업에 참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몇개 단체만이 남게 됐을 때 불법연구회 회원들이 끝까지 자리한 것처럼 봉공인들이 그 자리를 지켰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 제중을 실천한 것이다.

3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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