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칼럼] 우리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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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칼럼] 우리는 하나
  • 이원선
  • 승인 2022.03.28 18:54
  • 호수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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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법명 원선) 교도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이정화(법명 원선) 교도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인류의 스승들은 공통적으로 인류는 한 몸이고 한 형제고 한집안이니 서로 사랑하라 하셨지만, 세상은 투쟁이 일으킨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정말로 우리는 한 몸이고 한 형제고 한집안일까?

아침에 미지근한 물 한잔을 씹어 가며 마시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건강법 중 하나이다. 물을 씹는다는 것이 낯설겠지만 물도 입자가 있기에 씹을수록 침샘을 자극해 인체가 가진 천연 살균 면역제인 침의 분비를 촉진하고 저작근을 운동시킴으로써 뇌를 깨워 하루를 준비시키게 된다.

수체증(水滯症)이란 물을 급히 마시다 체한 증상으로 동물은 물을 혀로 핥아먹고 새도 한 모금씩 먹는데, 오직 인간만이 원샷을 외치며 허겁지겁 마시다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차가운 냉수는 오히려 냉기로 인해 소화관의 기능을 약화하고 각종 염증을 일으키게 되니 반드시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 마시기 좋은 미지근한 상태의 물을 마셔야 ‘머리는 시원하게 배는 따뜻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건강관리의 기본에 부합된다.

이제 생명의 근원인 물을 마시면서 생각해보자. 내가 마시는 이 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언젠가 내렸던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식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에서 여러 단계의 수질 정화 과정을 거쳐 수도관을 통해 내 집에 도달하여 지금 나의 입에 들어온 것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처음 이 땅에 내렸던 빗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비는 대기를 순환하던 바닷물이 햇빛에 증발하여 수증기가 되어 비구름을 형성하고 무거워져 다시 땅으로 떨어짐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물은 고체, 액체, 기체로 형태를 바꾸며 순환한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주기에 바다라 했던가? 모두가 흘린 피와 땀과 오줌은 바다에서 만나 이리저리 섞여 하나의 바다를 형성한다.

또한, 물은 정보를 저장하는 기록지와 같다. 따라서 소변검사나 혈액검사로 각 개체의 상태를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물이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분자구조가 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물이 우리의 마음까지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물속에는 모든 인류의 역사와 모두의 정보가 녹아있다.

극지방의 순수한 빙하도, 깊은 심해의 물방울도, 수행자의 기도를 들으며 흐르던 갠지스강의 물방울도,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흘린 피와 눈물도, 사기꾼과 악인의 탐욕스러운 침방울도, 스승이 흘린 피와 땀의 일부분도 오랜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물의 순환법칙에 따라 이제야 수증기가 되었다가 빗물이 되어 내게 온다.

이처럼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온갖 정보를 기록한 물방울들이 한잔의 물이 되어 내게 들어와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를 이루어 간다.

한잔 물에 녹아있을 수많은 정보 가운데 진급을 위한 스승님들의 뜻을 나의 몸을 통해 부활시킨다. 이로써 나와 스승은 한 몸이고, 하나의 바다로부터 출발한 물을 먹는 우리는 하나이다.

4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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