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추모의 달 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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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추모의 달 유월
  • 조경원 편집장
  • 승인 2022.06.07 20:42
  • 호수 12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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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달 6월을 맞아 서른한 살, 어느 교무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교단 최초의 의사자 故 김충식 교무의 이야기이다.

故 김충식 교무는 원기90년(2005) 1월 9일 호주 시드니 바닷가에서 파도에 휩쓸린 어린이(한국인 어학연수생)를 구하고 자신은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다. 교무 4년차를 맞은 시드니교당 김 교무의 열반 소식은 가족과 동기 교무는 물론이고, 그와 인연이 된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좌산상사(당시 종법사)는 영가를 위로하며 열반 이틀 뒤인 1월 11일 ‘순산(殉山)’이라는 법호를 내리고, 자기희생과 구원이라는 순교를 실천해 만천하에 보인 김 교무의 장한 뜻이 교단과 사회 곳곳에 미쳐가길 염원했다. 죽마고우 교무의 “살아서도 늘 함께 하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정겨운 도반이더니 가고 난 후에도 사람들을 이토록 기다리게 하는가”로 시작한 추도사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할 듯하다. 더 클 미래를 기다린 김 교무는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선(禪)과 성리(性理)에 밝았던 그가 아직 우리 곁에 있었더라면 어딘가에서 깨우침의 소식을 시원하게 전하고 있을 것이다. 해맑은 미소로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했던 그의 부재는 애석하다.

절체절명의 순간, 생명을 담보로 한 희생은 많은 사람의 본보기가 된다. 다른 사람이나 조직의 목적을 위해 자신과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거나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산종사의 “이 세상에는 살아도 죽은 사람이 있고, 죽어도 산 사람이 있다. 몸은 비록 짧은 일생으로 끝마쳤다 할지라도 그 공심(公心)은 영원히 살아 멸하지 않는다”는 말씀으로 그 뜻을 대신한다.

대재 때, 법위와 공적에 따라 예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른한 살의 故 김충식 교무뿐 아니라 故 송은성 교무(원기96년 열반, 35세), 故 이화준 교무(원기99년 열반, 39세), 故 김재훈 교무(원기99년 열반, 38세)와 아직 법보(法譜)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故 이중석 예비교무(원기106년 열반, 36세), 故 유기륜 예비교무(원기107년 열반, 28세) 등 ‘성불제중 제생의세’의 서원으로 교화하다가 젊은 나이로 생을 마친 이들도 추모하는 유월이길 바란다.

6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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