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상태바
살다보니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4.24 18:57
  • 호수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타원 이청진 구리교당 교도

나무 가지 위에 새벽안개가 머물다 갑니다.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잎이 돋고 바람에 세수한 산천초목의 얼굴이 반짝반짝 윤기를 더하는 4월입니다. 대각의 달 4월은 모든 생활 속에 행복의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는 기후와 자연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상의 혜택을 감지덕지 하며 감사의 인사를 천지에 대고 꾸벅꾸벅 한다고 해도,
또한 무심한 체 그런가 보다 하며 고요히 즐긴다 해서 천지는 반기거나 나무랄 일도 없습니다. 살다보니 소박하므로 무한하게 즐기는 능력을 소유하게 됩니다. 적어도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더욱 심신을 자유로 하여 심락을 즐기리라 여깁니다.
봄볕이 좋은 휴일 날 고가의 옷 차려 입고 어깨를 으쓱해 보며  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음식을 먹으나, 조금 낡은 편한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김밥 싸들고 뒷동산에 올라 꽃그늘에서 먹는 밥이나. 어려운 윗분과 고급 승용차를 타고 몸가짐을 단정히 하며 긴장하는 차를 타고 가나, 마음편한 사람과 소형 모닝을 타고 경쾌한 음악을 듣고 가나.
오백만원 하는 가방을 들으나 500원 짜리 쇼핑백을 들으나 그 속에 내용물이 어떤 거냐에 의해 그날의 기분은 좌우되고, 에어컨 빵빵 틀고 실내에서 지내나 부채하나 들고 느티나무 아래 정자에서 허물없는 친구와 담소를 즐기나, 만족은 다 거기서 거기이며 사는 건 다 그럭저럭 비슷한데 행복할 능력은 소유하고 계신 걸까요? 아니면 남들보다 더 행복하려고 프라이드를 높여서 차를 렌트할 때도 중형차 이상,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다른 사람보다 잘 부르지 못해 안 되고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려고 해도 몸매 근심을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프라이드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감금 시키고 지옥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행복의 능력은 무한대이나 나의 행복이 남들의 이목에 의해 박탈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행복할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더 행복하려고 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화창한 4월, 만유가 한 체성 만법이 한 근원이라는 법문을 오롯하게 받들며 온 천지에 널려 있는 봄이라는 행복을 무상으로 받아서 수용하고 날마다 행복을 빚으세요.
연초록 대지에 봄 보다 더 붉은 꽃들이 채워지며 이곳저곳에서 벌과 나비 손님들 찾아오는 소리에 들썩거릴 하루가 시작됩니다. 맑은 물 흐르고  고운 새 소리 나는  곳이  세상 어디에나 있겠지요.
마음 다스려 고요하면 이슬도 바람도 머물다가 지나가는 것일 뿐인데 행복은 어디 계실까요? 

 

 

4월 26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