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생활속 마음일기 (8) 7살 손주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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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의 생활속 마음일기 (8) 7살 손주의 마음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5.17 12:08
  • 호수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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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7살 4살 손자를 어린이집에 등.하원 시키고 며느리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을 돌보는게 주된 일과이다. 혼자서 돌보는 사람도 많은데 아내와 함께 돌보고 사돈과 번갈아 가면서 돌보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다. 더구나 애들 한 두살 애기일 때 힘들었던 일을 생각하면 엄청 수월해졌다. 
작년 5월에 직장 따라 부산에 살던 아들네가 서울로 이사 와서 두 손자가 검찰청내의 공립어린이집에 다니다가 지금은 큰 아이가 영어유치원에 옮겨 다니고 있다. 그런데 큰 아이가 아이들이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낯선 영어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큰 손자에게 네가 원하는대로 하지 말고 친구들이 원하는대로 해주면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다고 몇 차례 교육을 시켰고 손자가 그대로 했더니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마음 놓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 큰 손자가 집에서는 동생이 완전히 엄마를 독차지하여 외로움을 느끼고 유치원에서도 친구들에게 소외되어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이마를 찡그리고 눈을 자주 깜박이는 틱장애 전조증상까지 나타났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라다가 동생에게 엄마를 뺏기고 친구들마저 안 놀아주어 생긴 애정결핍증으로 판단하여 할아버지라도 사랑과 관심을 무한대로 주기로 마음먹었다. 
또한 엄마도 아이의 고통을 이해하고 병원과 상담센터에 다니는 등 여러 가지 치유노력을 해서 빠르게 회복을 하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생이 태어나서 싫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동생과 노는 법을 터득하여 동생과 즐겁게 노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붙임성이 좋은 손자는 놀이터에 가면 모르는 형들도 좋아해서 쫓아 다니며 같이 놀자고 사정하고 형들이 안 놀아주면 의기소침하여 풀이 죽어 돌아서곤 했는데 이번 주에는 동갑내기 아이들과 놀 기회가 여러 번 있어 좋아했다. 오후 3시에 놀이터에 가면 7살짜리 아이 넷과 엄마 네 분이 같이 놀고 있다가 우리 손자가 가면 놀이에 끼워주고 간식도 같이 나누어 주신다. 월·화·수 3일을 그렇게 함께 놀고 얻어먹었다.
목요일에 우리 아이가 마트에 가더니 친구들과 나누어 먹겠다고 개별포장 되어있는 과자 8개를 사달란다. 너무나 기특하여 사가지고 놀이터에 갔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손자가 크게 실망하고 놀이터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몇 개 나눠주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주는 과자는 잘 받아먹지 않는다. 이튿날인 금요일에 다시 과자 10개를 사가지고 놀이터에 갔는데 그 아이들은 또 없었고 우리 아이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
마침 그 때 같은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와 그 아이 엄마를 요행히 만나서 우리 아이가 이틀간 과자를 사가지고 와서 네 아이들을 기다린 얘기를 해주었더니 그 아이들이 월·화·수는 유치원 끝나고 다른 일정이 없어서 놀이터에서 놀지만 목·금은 다른 일정이 있단다.
그 엄마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그 간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얘기하니 그 엄마께서 월요일에 네 아이의 엄마들이 놀이터에 올 수 있도록 얘기해 주신다고 해서 희망이 생겼다. 
우리 아이도 기쁜 마음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 월요일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 일로 7살 손자의 마음을 어느 만큼이라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고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 다행스럽다.
 그 아이 엄마께서는 “건우는 이렇게 자상하시고 마음 따뜻한 할아버지를 두어서 참 좋겠다”고 하신다. 나도 손자 덕분에 젊은 엄마들과 얘기를 나누며 정보를 얻고 좋은 할아버지로 평가 받아서 기분 좋다. 은퇴 후 노년에 나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가족이 있고 아직 내 몸 건강하여 손자들을 돌 볼 수 있음에 크게 감사한다. 

 

 

5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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