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생활 속 마음 일기] 11.남을 위해 쓴 돈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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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의 생활 속 마음 일기] 11.남을 위해 쓴 돈의 가치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6.19 13:15
  • 호수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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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박영호 중곡교당 교도

남을 위해 쓴 돈의 가치는 나를 위해 쓴 돈보다 열배쯤 더 가치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가끔 골프를 치는데 나이 70이 넘으니 동반자 구하기가 엄청 어렵다. 
그동안 골프를 열심히 치던 사람들도 나이 들어가며 건강. 경제. 시간상 이유로 그만 두는 사람이 많아 늘 함께 치는 멤버 네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사정이 생겨 못 치게 되어 땜빵을 구하려면 무척 어렵다.
지난 12월 13일에 그린피가 1인당 55,000원으로 아주 싼 건이 생겨서 친구들이 좋다고 팀을 짰는데 며칠 후 사업하는 친구가 그 날 하필 해외에서 바이어가 들어온다고 해 못 가게 되었다고 미안하다며 자기는 못가더라도 자기골프비용과 점심값은 부담하겠다고 했다. 동기와 후배 몇 사람에게 공짜 골프를 칠 기회가 생겼으니 같이 가자고 오퍼를 냈건만 모두 사정이 있어서 못 간단다. 같이 가는 멤버 두 사람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한사람을 구하라고 S·O·S를 쳤건만 될 듯 될 듯 하다가 끝내 멤버를 못 구했다. 암튼 그 친구는 나에게  20만원을 보내왔다.
그렇게 12월 13일 골프치기 전 날이 되었고, 갑자기 요양원에 오래 계시던 86세의 큰 처남댁이 코로나에 걸려 사망했다는 부고를 받고 바로 상가에 다녀왔지만 발인식과 겹치게 되어 난처해졌다. 미리 살펴본 일기예보처럼 골프장이 있는 원주 문막에 눈이 많이 와서 골프장이 휴장하기만을 바랬다. 당일 새벽 5시에 골프장에 전화해보니 마침 눈이 많이 와 골프를 못 친다고 해서 동반자들에게 출발 전에 휴장소식을 알리고 한숨 돌렸다,  
또 아내에게는 골프 때문에 발인식에 못 간다고 말하고 양해는 구했지만 영 미안했는데 골프휴장으로 마음 편히 발인식에 참석하고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떳떳하고 참 다행스러웠다.
그리고 돈 보내준 친구에게는 눈으로 골프가 취소되었으니 환불해 줄 계좌를 알려달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그냥 가까이 사는 친구들과 맛있는 식사를 사먹으라고 극구 사양해서 다시 한 번 그 마음씀에 감탄했다. 이 나이에 아직도 사업을 해서 돈을 번다고는 하지만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 친구의 호의를 존중해서 가까이 사는 친구들에게 번개팅을 제안했더니 취지가 좋아서인지 날짜가 좋아서인지 금세 6명이 모집되었다. 골프 치자고 할 때는 멤버 한명 구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술 먹자는 제안에는 금세 6명이 오케이화답을 한다. 그 친구에게 덕분에 친구들 번개팅이 성사되었다고 알리고 참석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번엔 울산 출장으로 참석 못한다고 거듭 미안해했다. 그래서 12월 22일 몽촌토성역 근처 한정식집에서 7명이 만나 그 친구의 마음씀을 칭찬하고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는 건배를 여러 번하며 즐겁게 송년회를 했다.
이 일을 겪으면서 돈의 가치를 생각해 보았다. 골프 치려면 그린피 싼 골프장에 가더라도 다 합해서 20만원은 든다. 그렇지만 그 돈은 나를 위해서 쓰는 돈이기 때문에 그렇게 아깝지 않다. 그러나 그 친구처럼 골프 펑크냈다고 20만원을 보내주고 휴장으로 취소되었다고 환불해준다는데도 친구들과 식사하라고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모임에 참석하여 자기 기분 내느라 밥값 결제하는 사람은 있지만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돈만 보내주는 사람은 드물다,
같은 돈이라도 나를 위해서 쓰는 돈의 가치와 남을 위해 쓰는 돈의 가치는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 크게 느꼈다. 아마도 그 가치는 10배는 되는 것 같다.
세상을 살고 간 흔적은 남에게 베푼 공덕뿐이라고 하였는데 우리 친구들과 이번 일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금 깊이 느꼈다. 

 

 

6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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