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단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을 제대로 알 수 없는데 어떤 분을 선택해야 하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출가 후보자들은 그 사람의 됨됨이와 역량을 알 수 없는 후보자들이 너무 많아 선택하기 어렵고, 재가 후보자들은 교도 수에 비해 너무 제한적이고, 교도의 범위 현황을 고려하지 않아 선택하기 어렵다고 한다.
충분히 살피고 대안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대산종사 말씀처럼 수위단원은 “숭덕존공(崇德尊公)의 정신에 입각하여 전 교도로부터 교단의 대임(大任)을 수임”받기 때문에 후보를 추천하고 또 선출해야 할 책임을 부여받은 당사자들에게는 곤혹스럽고, 책임이 무거운 일이다.
지금까지의 교단 108년은 구인선진을 시작으로 수많은 재가출가가 불석신명불공(不惜身命佛供), 금욕난행불공(禁慾難行佛供), 희사만행불공(喜捨萬行佛供)으로 축적한 결과이며, 대임을 수임받은 분들이 대표가 되어 이어달리기를 해온 역할로 오늘이 되었다.
교단도 4대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창립의 역사를 만들어 왔던 조직의 역할을 성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스템에는 미래를 열어갈 비전이 녹아있어야 한다.
지금 4대를 시작하면서 이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아진다. 교단의 지자(智者)를 발굴하고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지 못하고 오히려 역행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그리고 조직과 시스템은 책임자들에 의해 생명력을 불어넣게 된다. 아무리 시스템을 잘 구축했어도 그 시스템을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면 그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번 4대를 열어갈 수위단원 선거는 교단의 중추의 책임을 잘 수행하여 교단을 희망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인도할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을 갖춘 지자(智者)들을 잘 발굴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정산종사님은 “수위단회는 사리에 밝은 단원들이 모여서 하는 회의이니 특별히 관심을 두지 말고 착실히 공부에 진력하라. 성위(聖位)는 경쟁으로 되는 것이 아니요 양보로 되는 것이며, 직위로 되는 것이 아니요, 법의 실력으로써 되는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소명감과 비전능력을 겸비한 분들을 잘 선출하여 교단 4대를 희망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열어가는 바탕을 만들면 좋겠다.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