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이 지난 1년간 심각한 스트레스, 지속적인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한 교육부가 학생의 정서행동 특성을 검사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1.2%에 해당하는 2만여 명이 ‘극단적 선택 위험군’이고 그들을 포함한 ‘관심군’에 속하는 학생은 약 4.4%인 7만 6천여 명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성인 4명 중 1명이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고, 청소년 사이에서 우울증이 급증하고 있으며, 약 절반의 대학생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 소셜 미디어를 통한 비교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열등감,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 간 직접적인 교류가 줄어들면서 오는 사회적 고립감 등이 중요하게 지적되고 있다. 온라인 검색과 쇼핑처럼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 비대면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이라는 지적은 물질문명의 발달만으로 우리 삶을 완전하게 할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해 준다.
이런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우리 원불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교도들이 정신건강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도록 도와야 한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어떻게 도울지 모르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문제를 오히려 악화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 교당에서 전문가를 초청하여 교도들에게 정신건강 문제에 관한 교육을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일부 훈련원에서라도 정신건강에 초점을 맞춰서 교도뿐만 아니라 일반인,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명상(meditation), 마음챙김(mindfulness) 같은 활동에 관심이 높다. 원불교의 마음공부(mind study)와 비슷한데, 구체적인 방법이 자상히 제시되어 있고 여러 앱도 개발되어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좋다. 우리 교법에서는 정전의 11개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을 응용한다면 충분히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 출·재가 교도 가운데 교리뿐만 아니라 정신의학, 상담, 심리학 분야 전문가를 모아 원불교의 마음공부, 특히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을 응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한다면 교법의 사회화와 시대화에 맞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통해 교화 효과도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정신건강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춘 마음공부 지침서를 펴내면 더욱 좋겠다.
지금까지 우리는 원불교인으로서 신앙과 수행을 위해 교법을 공부하고 활용하는 데만 집중하였다. 이제는 우리 교법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사회가 당면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이용하기를 바란다.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