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수와 함께 하는 우리문화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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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수와 함께 하는 우리문화 이야기 51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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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전사지(陳田寺址)


진전사지 삼층석탑


양양과 속초 사이에 속초비행장이 있고, 그 뒤 설악산 기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진전사지는 현재 3층석탑 1기(基)와 부도 1기만 남아 있다. 국보 제122호로 지정된 3층석탑은 통일신라 후기의 전형적인 양식이면서 탑신과 기단 면석에 다양한 불상조각이 되어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부도 역시 우리 나라 최초일 가능성이 높아 더욱 중요한 절터이다.
통일신라 중기에 중국으로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선종(禪宗)불교는 소위 구산선문(九山禪門)이 세워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데, 가장 최초로 선종을 퍼트리기 시작하신 분이 바로 도의선사(道儀禪師)이다. ‘중국에 달마가 있다면 우리 나라에는 도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 나라 선종사(禪宗史)에 있어 초조(初祖)로 일컬을 수 있는 선사이다.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도 이 절에서 출가했을 정도로 고려말까지 법등을 지켜온 절이었으나 고려말 설악산 화적떼에 쫓겨 스님이 절을 떠난 이래로 법등이 끊겨 버렸다고 전하여 온다.
석탑의 전체적인 형태는 통일신라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나 기단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조가 있어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층기단의 면석인 하대중석을 탱주( 柱)로 양분한 다음, 연화좌 위에 광배를 갖춘 비천상(飛天像) 1구씩을 조각하였고, 상층기단의 면석에는 역시 탱주로 양분하여 팔부신중(八部神衆) 1구씩을 조각하였다.
탑신부는 탑신석과 옥개석이 각각 1석(一石)인데, 초층 탑신 4면에는 각각 1구씩의 여래좌상(如來坐像)이 새겨져 있다. 옥개석은 5단의 받침이 정확하고, 처마끝의 하단선은 수평이고 상단선은 거의 수평으로 가다가 추녀부분에서 약간의 반전된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는 등 신라 스타일의 석탑임을 바로 짐작할 수 있다.
부도의 기단부는 석탑의 형식을 취하고 탑신부는 팔각형으로 하여 팔각 원당형으로 가는 과도기의 양식으로 보아도 될 것 같다. 특히 도의선사의 제자로 알려져 있는 염거화상의 부도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데 제작 년대가 명확하게 알려져 있는 제일 오래된 부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한 염거화상의 부도가 정확하게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의 구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염거화상 보다는 일찍 입적한 도의선사의 부도임이 틀림없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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