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와 종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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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와 종교성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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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룡 목사"대화문화아카데미 명예이사장


반갑습니다.
미래 사회와 종교성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누게 되어 기쁩니다. 먼저 자신의 사회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간략히 하고 미래사회와 종교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참석자분들과 같이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사회활동
해방이후 나라를 위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하시는 분들을 만났는데 정치하시는 분들은 정권 다툼하느라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성세대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사람을 길러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크리스챤 아카데미를 열었습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중간집단을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활동하였는데 지금 정계나 재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아카데미 출신들은 정치물과 경제물을 먹고 나면 소신이 꺽이고 맙니다. 정치와 경제가 흑탕물 같은 곳인지는 몰라도 그런 모습들을 보면 아카데미도 실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와 사회운동은 연관이 잘 돼지 않습니다. 근대 이후에야 개인적인 신앙생활에서 종교가 사회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방이후 교회가 갱신하고 사회개혁에 참여해야한다는 생각으로 60년대부터 환경운동을 하였고 62년부터는 대화운동을 펼쳤습니다. 대화운동의 필요성은 종교간에도 큰 필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65년도에 ‘6대종교’ 대화운동을 펼치자 기독교 연합회에서 저에게 어려움을 많이 주었습니다. 그 당시엔 종교간의 대화도 큰 벽이였습니다. 저는 중간집단 육성과 대화운동이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35년동안 일을 해 왔습니다.

미래사회와 종교성
인류가 생긴 이래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시대는 없었습니다. 20∼21세기는 과거에 없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앞의 시대를 가늠하기도 어려운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1세기 후반이 어떻게 될 것인가?도 참 어려운 문제지요. 이런 엄청난 변화의 일면으로 물리학에서는 우주시대를 열어놓았습니다. 우주는 너무도 엄청난 것입니다. 1000억개가 넘는다는 은하수. 요즘엔 1300억개가 넘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지요. 이제는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 광대한 우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공간적 세계의 확대라고 볼 수 있겠죠. 한편으로는 미세한 세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유전공학, 생명공학 등이 2030년 쯤에는 놀라운 발전을 하게 될 겁니다. IT공학은 또 어떻습니까? 89년도에 제가 방송위원장으로 있을 때 Cable TV, 위성방송 등이 많은 발전을 가져왔는데 요즘은 인터넷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변화에는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의 양면이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지켜할 것이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환경문제입니다. 생명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는 전쟁을 막아야합니다. 미국에 핵이 몇천개, 러시아에 몇천개 지구를 수십번 공중분해하고도 남을 핵을 담고 사는 인류를 생각해 보십시오.

사회운동과 영성
그러면 이러한 변화속에 영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성이 사회운동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첫째 과제는 환경의 문제입니다. 둘째는 남녀 성차별의 문제입니다. 세 번째는 종교의 문제입니다.
요즘 어린이, 주부 할 것 없이 인터넷에 빠져 있습니다. 가상공간에 빠져 있으니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죠. 가상공간에서의 영성의 고갈에 대해 경고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 영성이란 무엇입니까? 불교에서 말하는 영성이나 기독교가 말하는 영성, 노자가 말하는 영성이 다를 것입니다. 다를지라도 인간에게는 영성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하느님은 영이시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하느님은 곧 사랑이다”라고 했습니다. 우주의 모든 것이 신비하고 놀라운 것들입니다. 그 근원의 에너지가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영적인 것이죠. 또한 나쁜 영도 있습니다. 사랑으로 태어난 인간의 마음이 탐욕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결국 악마의 도구가 되는거죠. 오늘날 모든 변화에 인간의 욕심을 발동하면 어두운 미래만이 있을 뿐입니다. “자기 몸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처럼 내 목숨이 소중하듯이 남의 목숨도 소중한 것입니다. 남의 목숨을 소중히 하는 가장 큰 운동은 환경운동입니다. 우리 모두는 공기를 통해 생명을 지탱해 나갑니다. 자신이 마시는 공기가 소중하듯이 남들이 마시는 공기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남녀 차별의 문제입니다. 남녀 차별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영호남의 문제, 남북간의 문제, 인종차별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제가 6.25 때 본 것인데 골수 반공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하는 짓이 똑같았습니다. 이념이 저렇게 극을 달리는데 어떻게 그렇게 똑같은 짓을 하는지. 이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증오심과 난 절대로 옳고 상대는 절대로 그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다름의 중요함을 알고 다른 정체성과의 차이를 존중하는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의 문제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통일하는 생각을 가져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종교의 문제입니다.

21세기, 열린 종교의 시대
그럼 미래에 종교가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 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헉슬리 같은 학자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기독교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을 한 것이 더 많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중동에서 나온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이 예루살렘의 이름으로 많은 싸움을 해 왔고 종교재판을 통해 많은 사람을 억압했습니다. 이런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꾸려면 21세기 종교는 열린 종교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21세기 종교는 사고방식이 닫혀있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요즘 창조과학을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은 친구인데 과학이론이 나오면 성경 말씀에 대조해 보아 성경에 나온 말이면 옳고 나오지 않으면 틀리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에 있던 기독교 신자들은 북부가 죄를 받으라고 기도를 했고 북부에 있던 기독교 신자는 남부가 죄를 받으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을 인간의 이익으로 해석하는 짓입니다. 전쟁은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종교의 정체성이란 열린 마음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종교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운동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하겠습니다. 요즘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연합, YMCA 등이 활동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종종 상대에 대한 나쁜 감정만을 가지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시민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낮은 태도와 낮은 목소리를 가지고 행동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내년에 있을 선거에는 한국의 고질병인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사람들을 낙선운동을 펴서라도 꼭 막아주기 바랍니다.
저는 종교와 사회운동 모두가 평화를 깨뜨리는 것을 막고 평화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6월23일 인사동 철학까페 「느티나무」에서

<정리: 전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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