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걸음걸음 일원종자 뿌리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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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걸음걸음 일원종자 뿌리옵소서
  • 전재만
  • 승인 2002.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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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교도"양천교당


늘 따뜻하고 자상하시며 다정다감하신 녹타원 교무님! 가는 세월을 그 누가 유수 같다 하였던가요? 교무님께서 교당에 오신지 벌써 6년이라니요? 교무님이 처음 영동교당에 오시어 차멀미가 나는지 머리가 아프다시며 인수인계는 내일 하자던 날이 바로 엊그제 같건만 벌써 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람은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다시 만나는 것이 인과의 진리요, 자연의 순리라지만 너무나 마음 시리고 섭섭합니다.
교무님! 부임해 오시자마자 추운 겨울 방엔 불이 들어오지 않고 여름이면 법당 천정에 비가 새고 지하실에는 빗물이 들어 퍼내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거기다 집 고치시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그런 가운데도 틈만 있으면 교도님댁 방문순교와 전화순교로 한 분 한 분 다 챙기시고 교화에 정성 다 하셨으며 교구 봉공회, 여성회, 호스피스, 원음합창단 등 각 회원에게는 따뜻한 격려 말씀 아끼지 않으시고 힘 닿는데로 후원과 기운 밀어 주셨으며 각 교당 봉불식 등 교구와 교당 및 크고 작은 교단의 모든 행사에 교무님의 손길과 정성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셨습니다.
특히 교도님 중에 자칫 소외되기 쉬운 노인분들이나 병환으로 또는 가정사나 경제의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더욱 알뜰히 살피고 따뜻하게 챙기시며 기도해주셨죠. 그러면서도 못내 안스러워 하시는 교무님의 모습을 늘 곁에서 지켜보며 ‘교무님이야말로 대종사님의 교법을 행으로 나투시며 종교의 역할을 다 하는 성직자이시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또한 위로는 교단 선진님을 잘 받들어 모셔서 저희도 교단의 높으신 법사님들을 자주 가까이에서 모시고 법문 받들 수 있었고 아래로는 후진 양성에 소홀함이 없으시어 방학 때면 연선, 인경, 상인, 덕문 등 예비 교무들이 저희 교당을 찾아 교무님의 훈증받으며 열심히 훈련하고 가르침을 받드는 모습을 보며 과연 ‘교무님은 좌우를 통달하시고 상하 두루 막힘이 없으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무님께서는 6년동안 공양주도 없이 몸도 지치고 건강도 좋지 않으시련만 불편하심은 흔적없이 감추시고 교도님들을 대하실 때면 언제나 환하고 밝으신 모습과 표정으로 교도님들 사정 얘기 다들어주시고 ‘네네’ 하시며 격려해주실 때 저는 산더미 같은 고민도 교무님만 곁에 계시면 어느덧 눈녹듯 다 사라지고 샘물처럼 새로운 힘이 솟아 나곤 했습니다. 또 매주 법회가 끝나면 대종사님 교법을 제대로 다 전달해 드리지 못한 것 같아 항상 교도님께 죄송한 마음이라시며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사후 돈망하신다고 겸손해 하시던 모습, 교무님! 그러나 그 힘있는 법력과 따뜻하고 인정 넘치신 그 마음 세월이 흘러도 저희들 모두의 가슴에 깊이 깊이 새겨져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오시는 교무님을 위해 구석구석 돌아보고 요인회를 통해 봉고차를 구입하도록 하시고 잠자리가 불편할까봐 손수 이불까지 새로 준비해 주시며 불편함이 없도록 챙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몸은 작아도 마음이 크면 대인’이란 법문이 바로 ‘교무님을 두고 하신 말씀이구나’, ‘교무님이 바로 작은 거인’이라 생각했습니다.
교무님 계시는 동안 좀더 잘 받들고 모셔서 많은 가르침 받을 걸 하고 후회해 보건만 이미 때는 늦었고 그 은혜에 보은하는 길은 오직 저희 영동교도 모두가 건강한 심신과 한마음으로 공부사업 잘하고 새 교무님 잘 모시고 교화에 힘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안혜연 부교무님! 교당에 오신지는 비록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온통 다 바치는 심경으로 생활해 오셨습니다. 그 조그마한 체구에 교무님 보좌역할에서부터 교당 살림살이와 꽃꽂이, 심고 및 기도의 정성, 행사 때면 명상의 시낭송, 장구 거기다 운전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이 배우며 갖추셨고 교리해득 능력과 글 솜씨는 또 어떻구요? 바쁘신 중에도 청년교화 하시느라 매주 한번도 빠짐없이 기록하여 교당청년들에게 보내주시는 감각감상, 심신작용 처리건의 마음대조 일기를 주마다 이어 보내주신 고리편지를 받아보며 그 정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또한 교당에 오시는 손님과 교도님들에게 손에 물 마를 사이 없이 차라도 한잔 들고 가시게 다 챙겨주시면서도 힘든 표정 한번 짓지 않으시던 우리 알뜰하신 천사표 작은 교무님. 영동교당에 오시어 고생만 하셨는데 이젠 또 아프리카 스와질랜드에 가셔서 얼마나 고생을 하실지 걱정되고 마음 아프지만 우리 두분 교무님들께 저희 모두는 머리 숙여 감사드리옵고 힘찬 박수 보내 드리며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가 늘 한량 없이 충만하시니 항상 건강하신 가운데 참 낙을 수용하시기를 간절히 염원드리옵니다. 가시는 걸음걸음 일원종자 뿌려주시옵고 안녕히 가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박우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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