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하면서 자매간 정이 더 새록새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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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하면서 자매간 정이 더 새록새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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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5.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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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합창단서 활동하는 이은화.정은.경은 세자매
서로 닮은 세 자매가 금강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신앙심까지 키워가고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은화(58), 이정은(51), 이경은(48) 세자매는 화요일 저녁 6시 반 이면 어김없이 금강합창단 연습실로 모여든다. 그리고 일요법회에서 못다 푼 수다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용인, 분당, 덕소로 각자가 사는 지역은 멀기만 하지만 일요일 법회와 금강합창단 연습에 한번도 빠져 본 적이 없는 이들 세자매는 일찍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음악적 전문성 면에서 보면 강동구 구립합창단원으로 3년간 활동하면서 전국대회 1등을 한 경험이 말해주듯, 소프라노인 큰언니 이은화 교도가 세자매 중 단연 선두다. 이은화 교도는 “법보다 화음이 더 부드럽다"며 “딱딱한 법회보다는, 합창 연습하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즐거운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화사하게 웃었다.
원불교입교는 이정은 부부에게 선두를 뺏겼지만, 금강합창단 만큼은 막내 격인 이경은 교도의 남편(송민석 교도)이 가장 먼저 입단했다. 이경은 부부는 같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어 부부간 대화가 늘어났다고 즐거워했다. 직장일로 바쁜 남편은 비록 합창단 연습을 빠지는 경우에도, 잠실교당 교도 9명의 귀가를 책임지는 운전기사 노릇만큼은 잊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합창단 활동에 열심이다.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재밌는 이야기 하나.
이정은 교도는 같이 살고 있는 며느리(정세나 교도)가 성남에 치과를 개업하면서 손자(현재 20개월)를 봐주게 되었다. 하루는 화요일 연습시간은 다가오는데 며느리가 오질 않아 화가 잔뜩 났다. 그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고 전화를 하니, 개업 준비로 한창 바쁜 며느리가 깜빡 잊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은 못 가려나 보다 내심 포기하고 있는데, 같이 홈페이지 작업을 하고 있던 남편 (최대기 교도)이 “택시를 타고 사무실에 아이를 데려다 놓고 연습을 가라"고 말하더란다. 결국, 콜택시를 불러 손자를 데려다주고 성남에서 흑석동 서울회관까지 전철, 버스를 4번이나 갈아타고 악착같이 연습시간에 도착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금강합창단에 대한 이정은 교도의 열정과 애정은 대단하다.
이후론 시어머니의 연습시간 엄수를 위해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협조체제가 일사불란하게 갖춰졌다는 후문이다. 신앙심 깊은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취미활동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지금 이정은·최대기 가족은 두 아들(최도원, 최원광), 며느리(정세나), 손자(최호빈)까지 모두 착실한 원불교 교도며, 특히 큰아들 부부는 서울대 원불교동아리인 ‘서원회"에서 만난 남다른 인연이라고.
세 자매의 어머니까지 원불교에 입교해 일원가족이 된 것은 최근 세자매에 뒤이어 남동생 둘까지 모두 입교하면서부터다. 대구에 살고 있어 얼굴 보기는 힘들지만 둘째 언니 역시 서울에 오면 같이 교당 가는 것이 자연스럽기만 하다.
우애가 좋은 세 자매 못지 않게 동서들간의 우애 역시 남다르다. 일원가족이 모이는 일요일엔 법회가 끝나면 찜질방 정도는 같이 가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이들은 한 번 모이면 헤어질 줄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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