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 "전각하며 무아의 경지 맛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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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전각하며 무아의 경지 맛보지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6.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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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교전 사경하는 ... 홍제교당 심성연 교도
“숙세의 지중한 법연으로 주세불이신 대종사님의 정법문하에 입문하여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진리를 알게 되어 마음의 안정을 얻었고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 처하든지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고 진리를 여의지 않는 공부인으로 은혜로운 삶을 살도록 더욱 노력하겠나이다.”
며칠 전 ‘다타원’법호를 받은 홍제교당 심성연 교도는 힘겨웠던 입교 전후의 생활을 되돌아보며 간절한 정성을 모아 사은 전에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 법호인으로 부끄럽지 않게
충청도의 가풍있는 종갓집 딸로 자라 결혼 후 완고한 시댁의 법도에 맞추어 살다보니 유교의 굴레 벗기가 어려워 원불교를 알고서도 몇 년을 망설이다가 늦게 입교한 그녀이기에 법호를 받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큰딸(권덕진 교무)이 전무출신 공부과정을 마치고 교무가 되는 날에야 비로소 그녀는? 원불교에 입교하여 원불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를 다스리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괴로움, 미움, 어리석음 등 어지러운 마음들이 안정을 얻기까지 도움주신 사은님과 교무님들 그리고 교도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법호 받은 것을 계기로 남은 생에 더욱 공부에 정진하여 법호인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는 심 교도는 9년 전부터 매일 한 두시간정도 교전을 사경하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그녀는 교전 사경과 함께 그녀만의 특별한 마음공부법이 한 가지 더 있다. 나무위에서 춤추듯 칼끝이 이루어내는 글씨들의 새로운 형상에 끌려 시작한 ‘전각’이 그녀만의 마음공부법인 것이다. 70세가 넘은 여성으로서 전각을 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녀는 36년째 전각을 틈틈이 계속 하고 있다.

# 전각으로 마음 다스려
칼을 가지고 한 글자 한 글자 나무에 새기다보면 아무 느낌이 없는 ‘무아’의 경지를 맛볼 수 있어 힘이 들어도 지금까지 즐겁게 정성을 쏟고 있다. 4년 전에는 공주문화원에서 전각 개인전을 가져 호평을 받았지만 그녀는 작품을 한 점도 판매하지 않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선물로 주었다. 작품을 팔다보면 전각을 하는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서다.
내년 4월에 인사동에서 두 번째 개인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어 요사이는 더욱 바삐 준비를 하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평소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녀는 원기 82년부터 86년까지 한울안신문 ‘깨침과 느낌’코너에 계속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노인이 되어 마음공부하는 중에 버리는 공부가 제일 어려워요. 나중에는 마음은 고사하고 하나밖에 없는 몸마저 버려야하는 데두요.” 그래서 이제는 흔적남기는 것이 싫어 기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몇 년전 익산 동그라미재활원에서 1년 넘게 장애우들과 24시간 같이 지내며 생활했던 심 교도는 ‘그때가 인생에서 최고로 재미있었다. 거짓 없는 재활원 식구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그윽한 미소로 그때를 회상한다.
“내년 전시회가 끝나면 꼭 다시 찾아가 재활원 식구들과 거짓 없는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그녀.
그녀의 가장 큰 바람은 ‘우리 모두가 참 사랑을 실천하며 은혜로운 삶을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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