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면 쓰레기, 다시 쓰면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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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 쓰레기, 다시 쓰면 자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0.26 0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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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시경(서울봉공회 시민환경분화위원)

강변북로를 따라 일산 방면으로 가다보면 하얀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는 월드컵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 금빛 억새 넘실대는 하늘공원엘 지난 16일 서울교구 봉공회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억새축제 한창인 시민들의 휴식처라는 그곳이 한때 쓰레기장이었고, 매립이 완료된 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1년에 1-3센티미터 정도의 땅이 가라앉고 있는 바로 그 난지도 매립지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70년대 이후 서울의 인구급증과 소비가 맞물리면서 대규모 쓰레기처리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난지도가 매립지로 선정되었고, 1978년부터 1993년 폐쇄될 때까지 15년간 생활쓰레기, 건설폐자재, 하수슬러지, 산업폐기물 등 8.5톤 트럭 1300만대 분량의 쓰레기들을 이곳에 버렸습니다.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어떤 시설도 없이 그냥 땅에 쏟아 붓는 비위생 단순매립방식으로 세계에 유래없는 98미터짜리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고, 지금은 그 자리에 언제그랬냐는 듯 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이곳에 오면 쓰레기 아무렇게나 버려도 이렇게 멋진 공원으로 만들 수 있는데 왜 분리수거, 재활용을 그렇게 강조하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러면 하늘공원에선 맑은 날임에도 바람 속에 살짝 실려 오는 퀴퀴한 냄새(매립쓰레기로부터 나오는)가 있고, 10년 동안 91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들었다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요즘엔 자기 집 부근에 혐오시설을 두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저항이 워낙 강해서 갈등 없이 매립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너희들 같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되묻습니다.


재활용품을 제외한 폐기물들은 매립이나 소각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서울 시내 4곳의 자원회수시설(구 쓰레기소각장) 중 마포구, 중구, 용산구에서 발생하는 종량제쓰레기를 처리하는 마포자원회수시설(구소각장) 견학을 했는데 하루에 쓰레기차 80여 대 분량을 처리한다고 합니다.


소각과정을 살펴보던 봉공회원들은 쓰레기벙커에 쌓여 있는 엄청난 쓰레기양에 놀라면서 반성을 했습니다. 사용연한이 50년 정도인 쓰레기파쇄기가 분리배출 되지 않고 일반봉투 속에 묻어온 각종 비닐들로 인해 잦은 고장을 일으켜 반 정도의 기간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과 물기 있는 쓰레기와 비닐들이 다이옥신을 발생시킨다는 담당자의 말에 분노하였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왜 지역에서는 비닐종류를 분리수거해 놓아도 가져가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사실 필름류 식품포장재를 비롯한 소위 비닐 종류의 재활용은 이미 2004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수익성을 이유로 수거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만 있으면 세상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행정은 주민들의 요구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당당히 요구하세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재활용품은 종이류, 병류, 캔류, 플라스틱류, 의류 등으로 분리합니다. 실생활 중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플라스틱은 PVC, PP, PE류로 구분하는데 일반인들은 상세한 내용을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모든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며 일반규격봉투 속에 넣지 않아야 합니다.


제품을 살펴보면 화살표 삼각형들이 서로 돌고 있는 재활용품표시가 있고 요즘엔 과자봉지, 라면봉지, 커피믹스봉지, 하다못해 슈퍼에서 야채 담는 비닐에 조차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서울시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흰색, 검정색 비닐봉투 역시 재활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각종 고지서 봉투, 구겨서 버리는 담뱃갑, 작은 전단, 과자껍질 모두가 다 재활용 가능한 자원들이랍니다. 랩까지 재활용품으로 분리하고 나면 집에서 발생하는 일반쓰레기의 양은 정말로 얼마 되지 않습니다. 넷이 사는 저희 집은 10리터짜리 봉투 한 장으로 한 달 반을 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재사용하는 것입니다. 한때 들불처럼 퍼지던 아나바다를 기억하시는지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다가오는 봉공회 가을바자회에는 우리들 모두 그동안 쓰지 않고 쟁여두었던 물건들 장바구니에 챙겨들고 서로 바꾸기도 하면서 참여해보자구요.


수천명이 다녀가면서도 다른 곳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는 보은장날이지만 이번엔 다시한번 심기일전해서 철저한 분리수거로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잘 살펴서 환경 실천 만점 행사가 되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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