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여성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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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여성축제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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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덕권 교도의 천축구도기 5

원광대 범해 김범수 화백이 연원인 원성천, 원성재 예비교무의 외삼촌 나라얀 씨를 소개받았다. 카투만에 사는데 광주에서 보건전문대학까지 나와 한국어가 능통하니 걱정 말라고 해 안도하고 떠나온 터였다.


카투만두 공항에 4시간을 날아 도착하였다. 3박 4일 체류면 무비자인데, 더 있으려면 정식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30달러를 즉석에서 지불하고 60일짜리 비자를 받았다.


나라얀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를 불러 타고 새로 지은 나라얀 씨의 집에 여장을 풀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9월 13일이 네팔의 여성축제 전야라는 것이다. 온 나라가 축제로 들썩이고 있었다. 전야에는 여성들이 저마다 붉은색 사리를 차려입고 각 가정에서 처갓집 식구 중 여성들만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밤새도록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날이 밝았다. 오전에는 서울 이태원 거리 같은 타멜거리, 왕궁 등 시내 곳곳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여성축제 현장인 보스보티 사원으로 향했다.


보스보티 사원은 갠지스강 상류인 박머티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져 있는 네팔 힌두교의 최고 성지다. 누구나 평생에 한 번은 참배를 해야 하고, 성수인 박머티강에 목욕을 해야 죄를 용서받는다고 한다.


강 양안에 늘어선 화장터의 연기와 냄새가 눈을 가리고 코를 찌른다. 슬피 우는 유가족들 사이로 방정맞은 원숭이 떼들만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이 보스보티 사원을 향한 어마어마한 붉은 사리 행열은 온 종일 줄어들 줄을 모른다. 저마다 춤추고 노래하며 사원을 참배하고, 힌두의 신들에게 자신의 행복과 남편의 건강, 가족들의 평안을 빈다.


그런데 이 날만은 네팔의 전 여성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물 한모금 안마시고 굶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보스보티 사원 현장에 와서야 굶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하루 온종일 사원을 향해 줄어들 줄 모르는 길고 긴 행열에서는 여성들의 생리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장관이다. 내 평생 이날처럼 많은 여성들의 행진은 본적이 없다.


어렵게 사원을 빠져나와 다시 시내로 들어섰다. 거리는 매연으로 코가 아플 정도이고, 마스크를 썼는데도 소용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박물관에나 가 있을 고물 자동차들이 잘도 굴러다닌다.


거리거리 마다 붉은 현수막이 펄렁거린다. “왕은 죽어도 좋다. 우리는 국민 투표를 거부한다. 왕은 물러나라.” 마오쩌뚱 공산 반군의 플래카드다. 무언가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그래도 이 나라의 국민성인지, 왕궁 정문 앞에 소떼들만 어슬렁거리니 말이다.



1.


오는날이 장날이라 네팔의첫날


일년한번 찾아오는 여성축제일


저저마다 붉은사리 차려입고서


힌두교의 제일성지 보스보티에


끝도없이 줄지어선 참배행열은


수행중인 이방인엔 경탄이로세



2.


전야제엔 처가식구 여성만초청


춤과노래 좋은음식 잔치벌이고


축제당일 하루종일 금식을하며


사원찾아 남편건강 자신의행복


신들앞에 두손모아 축원올리니


동서고금 모든여성 소망은하나


여의도교당 교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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