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가족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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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가족이 되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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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상의 교무의 인도 문화 가까이 보기 - 인도의 영성 및 수련문화2

지난해 처음 인도에 와서 델리대학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요가수행하는 인도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오랫동안 요가수행을 해 온 사람으로 요가수행단체에서 요가지도를 몇 년 동안 해왔던 처지였다. 그는 요가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요가의 원래 의미와는 다르게 건강의 이유나 미용 등의 이유로 오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 청년과 사회문제에 관한 고민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그가 힌두교의 한 중요 경전에 속하는 <바가바드 기타>가 나온 쿠룩셋트라라는 힌두교 성지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도 평소 인도철학에 관심이 있던 터라 <바가바드 기타>를 익히 들어본 처지였고 따라서 그 성지를 보고 싶었다.


쿠룩셋트라를 방문하면서 그 집안과 인연이 되어 필자가 그 집 자녀들의 Divine Mother (디바인 마더는 인도에서 여신을 의미하는데, 영성적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면된다.)가 되었다. 특히 필자가 아이들의 Divine Mother가 된 것은 아들의 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나중에 아들에게 왜 나를 어머니로 생각했느냐고 하였더니 필자를 만날 당시 아들은 108일간의 단식 수행후 얼마 되지 않은 때였는데 단식과 복식기간동안 수행에 집중한 결과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현실로 바로 나타나는 등 여러 가지 체험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필자를 만나 이야기하게 되었고 그 동안 마음 깊은 곳에서 필자가 “엄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는 것이다.


아들이 처음 필자에게 엄마가 되기를 청하였을 때 너무 갑작스럽고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얼떨떨해서 좀 생각해 보자고 했는데, 결국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나와 동갑이었고 아버지는 몇 살 위이다. 자녀는 딸과 아들이 각각 한명씩이고 딸은 결혼하여 외손자가 있다. 딸과 사위 그리고 아들은 나를 “Mom” 혹은 “Mother” 즉 엄마라고 부른다.


인도에서는 성자들을 리쉬라고 부르는데 이 리쉬들은 천문지리를 통달하고 인문과 사리에 달통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베다>라고 알고 있는 경전들은 이 리쉬들에 의해 쓰여진 것이다. 수천년 전 고대인도 리쉬들에 의해 씌어진 천문 지리에 대한 내용은 오늘날 현대 물리학이나 천문학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우주항공을 주도하고 있는 나사(Nasa)에 인도인의 수가 제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의 부계혈통은 인도 성자 즉 <베다>를 쓴 리쉬 가운데 한사람인 안기라(Angira)를 비롯하여 브리구(Bhrigu), 얌다그니(Yamdagni), 파르슈람(Parshu-ram), 다디치(Dadhichi), 아트리(Atri), 그리고 안기라스(Angiras) 등 성자들이다. 안기라스의 깨달음과 지혜는 <베다> 저서들 이후에 나온 <우파니샤드> 저서들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모계로는 고대인도 성자인 리쉬 카필(Kapil)과 바르드와즈(Bhardwaj)가 조상이다. 그리고 아이들 외할아버지가 쉬리 마하데브 샤르마(Shree Mahadev Sharma)라는 유명한 수행자였는데 십대의 어린 시절 출가하여 7여 년간 수행을 하다가 집안에 대를 이을 자녀를 낳게 하기 위해 집안사람들에 의해 붙잡혀 와서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는 약 3-4개월간 머무르다가 다시 몰래 집을 나가 그로부터 25년간 히말라야와 티벳과 네팔에서 수행했는데 또 집안 식구들에게 붙잡혀 와서 딸을 낳았다. 그 딸이 아이들 어머니이다.


25년간 수행 후에 집에 왔을 때 가족들이나 이웃들은 이미 단순한 수행자가 아닌 성자로 느꼈다고 한다. 아이들 어머니 외에 아들 둘을 더 두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다가 1983년 70세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외할아버지가 한때 수행을 하며 지낼 때 당시 네팔 국왕이 제자이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현재 아들도 수행에 뜻이 있어 수행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한 모임에 가곤 하는데 그러한 모임이나 집안행사 때 평소 만나지 못하는 친가나 외가에 속하는 삼촌 혹은 집안 어른들이나 형제간 뻘의 수행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고 한다.


아들은 수년간 요가를 가르쳐온 경험이 있고 또한 요가치료사를 해온 관계로 자연히 <베다>또는 <아유르 베다>나 <우파니샤드> 또는 요가수행과 사상 등에 친숙하다. 또 수행을 하는 동안 산스크리스트로 힌두경전들을 공부할 뿐만 아니라 수행적인 집안내력 속에서 전승되어온 인도사상이나 수행에 대해 친숙하기 때문에 나와 종종 말동무가 잘된다.


물론 필자도 인도사상과 수행에 관한 학술적인 서적들뿐만 아니라 수행에 참여하면서 유명한 수행자들이 설명해 놓은 인도사상과 경전들의 해석들을 보기도 하지만 아들과의 대화하면서 한국에서 관념적으로 접하던 인도사상이 다른 철학처럼 형이상학이 아니라 보다 수행적임을 이해하게 되고 그 속 깊은 의미가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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