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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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정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3.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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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덕권 교도의 천축구도기끝

신라 혜초대사의 자취를 따라 기나긴 여정을 이어왔던 천축구도의 길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타지마할 순례를 마친 다음 오전 10시 뉴델리행 기차를 탔다. 4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이다. 뉴델리역 광장에서 택시 한 대를 전세 내었다. 가이드까지 딸린 택시로 우선 시내 관광을 나서기로 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이 ‘레드포트(Redfort)’다. 타지마할을 세운 사하자하 왕이 델리로 천도하기 위해 1639년에 지은 거대한 성이다. 성 주위로 깊은 해자가 파여져 있고, 성안의 궁궐은 호사스럽기 짝이 없다. 인도 독립 후 네루 수상이 정무를 보던 곳이라 한다.


다음으로 ‘라지갓’으로 달려갔다. 마하트마 간디의 무덤과 자와히랄 네루, 인디라 간디 등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간디의 무덤에는 꺼지지 않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다음이 ‘로터스 템플’이다. 바하이교에서 지었다고 하는데, 지붕이 연꽃 모양으로 생겼고, 평화를 상징하는 명상센터이다.


마지막으로 ‘꾸따미나르’에 가보았다. 12세기 건축물로 높이 92.5m, 지름 14.4m, 벽두께 2.4m의 붉은 벽돌과 대리석으로 쌓아올린 이슬람 전쟁 기념탑이다. 이슬람의 정복자 ‘꿉뜨부띤 에이벅’ 왕이 1,193년에 완성하였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올라있다. 엄청난 유적이다. 무너진 탑들과 건물의 잔해만 보아도 그 옛날의 영화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날이 어두워 더 돌아볼 수 없어 델리교당 근처의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숙박비가 100불이라 한다. 이번 순례중 가장 비싼 호텔이다.


아침 일찍 아지타 교무님이 데리러왔다. 델리교당은 서타원 박청수 교무님의 원력으로 부지 275평, 본채 건평 110평, 별채 방문자 숙소 80평을 짓고 있다. 바닥부터 거실, 방할 것 없이 모두 대리석이다.


아지타 교무님이 아니면 큰 일 날뻔 했다. 오픈으로 끊어간 비행기표가 좌석승인을 인터넷으로 내려 받지 않으면 아예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조차 없다.


오후에 아지타 교무님의 차를 타고 어제 못 가본 ‘인디아게이트’ 그리고 대통령궁 등을 돌아보았다. 세계 1차 대전 당시의 전사자 9만명의 이름을 새겨 넣은 높이 42m의 현충탑과 대통령궁으로 이어진 드넓은 대로는 역시 대국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야 할 시간이다. 필자를 위해 네팔에서부터 따라나선 아라얀군과 아지타 교무님의 따뜻한 전송을 받으며 귀국길에 올랐다. 27일간의 장정이었다. 머나먼 천축까지 찾아 헤맨 구도의 대행진, 도는 천축국에 있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에 있었음이라.


그간 필자의 구도행진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별로 잘 쓰지도 못한 기행문을 끝까지 읽어주신 ‘한울안신문’ 독자 여러분께 고마운 말씀을 전하면서 연재를 맺는다.




편집자 주/ 그동안 천축구도기를 연재해 주신 김덕권 교도님께 독자들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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