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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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과의 만남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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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문정석 교무의 군종장교일기 1

대전충남교구 전담교무로 부임한지 3달째 되는 때에 나는 대전에서 서울을 가기위해 중부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잠을 깨려 휴게소에 잠깐 내렸을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리고 들리는 격양된 목소리.


“군종승인 떨어졌데! 방금 발표 났다!”라는 말과 함께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박수소리와 환호성에 “정말? 정말?”을 연신 외치며 나지막한 소리로 “야호”와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쩌지?’ 하다가 휴대전화의 전화번호 목록을 순서대로 짚으며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군종승인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끊기를 반복! 약 1시간을 휴게소를 떠나지 못하고 기뻐했다.


교단의 숙원이었고, 어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정성 속에서 청소년 교화와 함께 국내 조직 중 최후라 생각한 군조직의 승인은 그 의미와 역사를 통해 정말 큰일이고 역사적 획을 긋는 일이었다. 박수치며 환호하고 “야! 결복기 교운이 열려가는 구나!”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던 그 때의 큰 기쁨! 군종승인과 함께 했던, 관련 교무님들과 교도님들과 나누었던 그 기쁨들은 잊지 못한다.


하지만 그 기쁨이 지금 군종장교로서 현역군인이 되어 군 교화에 뛰어들 것이라고는 스스로도,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군종장교로서 군대의 울타리 안에 있는 지금, 교단적으로 군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ROTC 원불교 종교행사 진행을 함께 하면서 군종승인 전에 있었던 일련의 일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지나간다.


승인 전 평소 교단의 큰일들에 동참하시기를 좋아하시던 외할머님의 재비를 유언에 따라서 군종사업에 희사하게 된 일, 승인을 이끌어 내는 동안 남동생이 원불교 대학원대학교에서 군종관련위원회 활동을 한 일, 장인어른이 논산훈련소에 간식을 지원하기 시작한 일 등 식구들의 군종과의 인연이 그냥 넘겨질 일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


인과를 믿고, 인연법을 따르는 우리에게 그 인연과 인과의 고리가 나에게 크나큰 일터를 주게 된 기막힌 드라마가 펼쳐진 듯하다. 나의 군종 일기는 이때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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