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미디어랩과 위기에 처한 종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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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미디어랩과 위기에 처한 종교방송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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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관욱, 원음방송 마케팅국장

방송통신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와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민영 미디어랩 도입을 통해 방송광고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 방송의 상업광고는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국민의 건전한 문화생활과 방송문화발전, 방송광고 진흥에 이바지 한다는 목적아래 1981년 설립된 후, 균형적인 방송광고 판매와 대 국민 공익사업 등을 통해 방송의 공익성을 유지, 발전시키고 매체의 균형적인 발전과 방송의 독립성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발표처럼 방송광고판매제도에 경쟁체제가 도입될 경우 방송의 공개념에서 출발하여 지상파방송을 통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공적기능이 무너지게 된다.


현행 공익적 방송광고판매 체제가 바뀔 경우 메이저방송사에 의한 시장독과점 현상이 고착화 될 것이며 공익적 목적을 위해 설립된 수많은 방송사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시민사회 단체는 “시청률 위주의 방송편성으로 인한 선정성 강화와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이 파괴될 것이며 자본에 의한 저널리즘기능의 훼손과 방송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제한적이든 완전 경쟁이든 민영 미디어랩이 도입됐을 경우 종교방송사의 광고수입은 80~90%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방송설립의 근거가 되는 방송법에는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며 방송의 공익성을 명시하고 있다.


종교방송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익구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송법의 취지에 맞춰 그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방송의 공익적 역할의 모델이 되어 왔다.


방송광고 판매 제도를 공익성과 공공성보다 오로지 시장주의적 시각에서만 접근하려는 것은 상업적 이익보다는 국민들의 알 권리와 종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최우선인 종교방송을 고사(枯死)시킬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종교방송은 물론 대부분의 상업적 취약매체의 생존까지도 위협하는 민영 미디어랩 도입 추진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 미디어랩(Media Representative) : 매체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여 그 매체의 광고시간 또는 지면을 광고주나 광고회사에 판매하고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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