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법신불 사은님 20, 한국어 . 한글의 세계화의 동포 보은
상태바
아아! 법신불 사은님 20, 한국어 . 한글의 세계화의 동포 보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10.02 0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이현성 교도와 함께하는 정전공부 36

이제 곧 562돌 한글날입니다. 한국어는 사용자 수로 언어 순위를 매기는 세계언어목록 ‘에스놀로그(Ethnologue)’ 에 따르면 전 세계에 사용 중인 언어는 6,912개인데 한국어의 사용 인구는 남북한과 해외 인구 등을 합해서 약 7500만 명 정도로 2000년 현재 13위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어보다 앞선 순위의 벵갈어나 힌디어, 펀자브어, 자바어는 비록 숫자에서 많지만 국외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없는 언어들을 제외하면 한국어의 국제적인 영향력은 10위 안에 육박하게 됩니다.


이러한 강대한 한국의 문자인 한글은 우리 민족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보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종대왕께서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562년 전 창제하신 한글(훈민정음)은 당시에는 드물게도 소리를 적을 수 있는 문자로서 발음 기관을 상형하였고, 음성 자질에 따라 기본 글자를 나누었으며, 여기에 획을 하나씩 더하여 새로운 문자를 만드는 등 대단히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 이룩한 문자 혁명의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샘슨 같은 언어학자는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알아보고, 한글을 자질문자(feature system)라고 부르기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글이 우수하다고 해서 한자를 평가 절하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 아시아의 문화 교류에 한자만큼 카리스마를 가지고 기여하였던 문자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56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중국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는 기반도 한자가 뜻글자였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중국 대륙을 정복한 국가는 한자가 지닌 표의 문자적 특성을 이용해서 언어의 장벽을 뛰어 넘는 지배력을 유지시켰고, 하나의 국가로 중국 대륙을 통치할 수 있었습니다. 한자가 한글처럼 소리글자였다면 지역과 민족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발음되는 언어의 차이를 그대로 적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지금의 중국 대륙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각기 다른 나라로 분할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수 십 개의 국가들로 분할된 유럽 대륙과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 중국 대륙의 차이가 한자와 로마자의 문자적 특성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중국 대륙에서 불어오는 거센 정복의 바람을 막아내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소리글자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국가 브랜드 가치의 창조와


한글의 세계화


이러한 한국어와 한글의 세계화 시대에 대해 주세불이신 대종사님께서는 일찍이 예견하셨습니다. 한문 지식만을 중히 여기는 제자에게 대종사님께서는 “앞으로는 모든 경전을 일반 대중이 두루 알 수 있는 쉬운 말로 편찬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말로 편찬된 경전을 세계 사람들이 서로 번역하고 배우는 날이 멀지 아니할 것이니, 그대는 어려운 한문만 숭상하지 말라.”라고 깨우쳐주셨던 것입니다<전망품 3장>. 바야흐로 주세불께서 예견하신 대로 세계가 한국어와 한글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한류라 불리는 한국 문화 산업과 한국 경제의 영향력에 힘입어 아시아 각국의 현지인들 사이에 한국어 학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경제 소득 수준이 낮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생계의 유지에 도움이 됨에 따라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는 시설들은 여전히 북미주와 유럽, 일본 등과 같은 경제 강국에 80% 이상 집중적으로 개설되어 있습니다. 20세기에 이들 나라에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게 되었고, 국외 한국어 교육이 재외동포들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 한국어를 교육하는 시설은 한국에 근로 이주민을 많이 파견하는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 국제결혼을 위해 이주 여성들을 많이 파견하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 개설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업은 국제사회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국가를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가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어와 한글을 세계화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경제적 부분에서만 찾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마치 반도체를 수출하는 것과 같이 보려는 시도는 문자 없는 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함으로써 20세기 초 제국주의자들이 자국의 문화를 보급하여 식민지를 개발하려는 태도와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글과 한국어의 나눔 운동


‘한국어와 한글의 세계화’는 식민지적 발상이 아니라 ‘한국어와 한글을 나누어 쓰자.’라는 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운동이 국제사회의 정치 현실 속에서 무리 없이 진행되려면 우리는 유네스코에서 2005년 10월에 이루어진 ‘문화다양성 협약’의 정신’을 존중해야 합니다. 유네스코에서 2001년 선언한 ‘문화다양성의 정신’은 바로 ‘강자 약자 진화상의 요법’의 ‘영원한 강자가 되는 길’과 통하기 때문입니다.


주세불 대종사님의 동포 보은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 교단도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국가적으로 전개될 ‘한국어와 한글의 세계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단에서 출가와 재가를 가리지 않고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해야 합니다. 원불교대학생연합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20대의 젊은 인재들이 국외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리더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원광대학교 안에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설할 수 없다면 원광디지털대학에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출가와 재가가 한국어 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국어기본법’에 따라 한국어 교원 자격을 얻은 후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국외에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보은활동에 참여시키는 제도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원불교는 광복 직후의 어렵고 힘든 시절에도 전재 동포 구호 사업을 벌여 동포 보은의 깃발을 높이 들었던 종교입니다. 60년대와 70년대 국운 융성을 위한 산업화시기에 동포 보은을 위한 교화, 교육, 자선을 교단의 3대 목표 사업으로 추진하여 원불교의 브랜드 가치를 우리 사회에 각인시켰던 위대한 교단입니다. 이제 새로이 요구되는 시대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돈암교당/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