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종교의 날 행사를 함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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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종교의 날 행사를 함께하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1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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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윤덕 교무의 마음으로 만나는 유럽 이야기



제7회 독일 종교의 날 행사가 레겐스부르크에서 10월5일부터 11월 5일까지 열렸다.


“종교, 동화同化, 시市문화”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의 오프닝 행사는 의외로 종교인 팀과 레겐스부르크 시의회 팀의 축구경기였다. 성직자로는 필자와 터키 이슬람 이맘이 함께 했는데 첫 골의 주인공이 필자여서 종교의 날 폐막식 연설에서 샤이딩어 시장이 언급하기도 했다.


그 날 밤 오스팔트 교회에서 세계평화를 위한 종교 성직자들의 기도식이 있었다. 두 교무가 함께 올린 한국어와 독일어가 곁들여진 기도문은 참가한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주요행사장으로 사용된 이 교회 안에는 종교들의 만남이라는 전시회가 함께 개최되었는데 시내 9개 김나지움(인문계중고등학교)학생들이 불교(원불교 포함), 기독교(가톨릭),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 도교의 세계관을 그림으로 그려 전시를 하였다. 그중 불교 그림에는 가운데 원불교의 일원상을 넣고 부처님 팔상을 표현하였다.


매주 수요일에는 종교내의 윤리, 창조설 및 창시자(교조)에 대한 설명, 사후에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종교 내 물과 와인(기독교문화) 등의 세미나가 있었는데, 우리는 대종사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천도재 천도법문 시연을 해 그 내용면이나 운곡에 대한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유일한 유료행사로 입장료 전액이 아프카니스탄 전쟁피해 어린이 기부금으로 전달된다는 음악회는 아프리카, 몽골, 스코틀랜드, 독일민속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예술은 종교 간의 목소리도 서로 하나 될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로 전달되었다.


레겐스부르크 시장이 초대하는 형식의 폐회식은 중세 유럽의회가 열렸던 시청 회의실에서 300여명 참가한 가운데 열렸는데 1991년 걸프전쟁에 반대하며 결성된 독일종교원탁회의 대표들이 모여 ‘종교란 대화를 통해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해 박수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유감스럽게도 레겐스부르크에서 가장 큰 종교 세력을 가진 가톨릭주교가 다른 종교와 대화는 무슨 대화냐며 거부하여 끝내 참가하지 않은 오점을 남겼다.


종교원탁회의 유대교 랍비는 “유대교가 신자도 줄고(현재 독일에 10만 신자) 아브라함만 찾는 종교로는 그 힘이 다한 것 같다. 이웃이 곧 나 임을 찾는 새로운 종교로 거듭나려고 노력한다”고 그들의 현실을 이야기 했으며, 독일 이슬람교 회장은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슬람이란 종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상황에 있다. 일예로 독일 이슬람 신자 중엔 테러리스트들이 한명도 없다”고 강조하며 “젊은이들의 행동에 기성인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도모할 때 멈춤의 힘을 기르도록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개신교 유럽주교회의 주교는 “각 종교별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보면 다를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으며, 독일에서 진보적으로 아주 유명한 가톨릭 야스퍼 주교는 내내 레겐스부르크 천주교가 참석하지 않음을 질타했는데 진리보다 평화가 먼저냐는 진행자(종교학자)의 질문에 “그것은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엔 진리는 사람 자체다. 그러기에 정의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방정교 신자 대표자는 “종교간 대화만 해결책이다.” 또 이슬람에 분리되어 나온 마하이라는 종교 대표는 “모든 종교 근본 원리만 생각한다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고 독일인 10만 명이 회원이라는 불교유니온 대표는 “무엇이 두려워 종교의 막을 치느냐, 열린 그대로가 종교인 세상은 평화다”고 말했다.


한스 마이어 전 문화부장관은 “물질세계에서 종교와 같이 사는 삶”이란 주제 강의에서 “오랫동안 기독교의 역사를 갖고 있는 유럽사회는 모든 헌법이나 윤리 도덕 등 가치판단의 기준이 기독교였다. 1960년대 이후 사회가 바뀌면서 헌법도 교회 비판적으로 바뀌고 종교의 자유에 대한 구체적 안을 검토하면서 다른 종교를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왜 히잡(머리수건)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말하는가? 그것을 왜 그들의 민속의상으로 보지 못하는가? 종교인들의 복장은 서로를 갈라놓기 보다는 서로 인정하는 것이 법이다”라고 하여 열렬한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그는 독일이란 사회는 종교간 갈등으로 유고슬라비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종교의 시장화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 형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이 다른 종교문화는 서로 동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것을 있는 왜 그대로 인정하지 않을까? 자신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까? 힘의 과시일까? 세속화 된 성직자들의 먹는 것의 양에 문제일까? 필자는 이곳 신부님에게 하나님은 왜 하필 먹는 것을 가지고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냈을까요? 라고 물었다. 미소만 지으시데….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사람은 종교 없이 살 수 없다고 했다. 필자는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 종교도 이제 살아남는 일에 매달려 있다. 어떤 종교여야 하는가? 어떻게 사람을 사람으로 보고 부처로 대접하는가? 이 점이 미래의 종교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당은 이번 행사 중 마음공부와 선요가 두 번의 공개법회를 통해 일곱 명의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그 중 두 분이 종교학자다. 이제는 우리도 독일에서 평가 받을 때가 되었을까?


도반들을 다 부처로 모시고, 나아가 세상 사람을 다 부처로 불공하여 성불하는 공부인들 되리라 적공하는 교당은 인류의 희망이다. 한국이든 해외든 어디나.


레겐스부르크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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