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꿈에도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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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꿈에도 봄은 올까?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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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은미 간사의 캄보디아에서 온 평화의 편지

예전에는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선생님,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의사, 별나라 우주여행 등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돈을 잘 버는 것으로 꿈이 단순화 되었다. 캄보디아에서도 젊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당신은 꿈이 무엇입니까?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무엇이 되고 싶으세요?”라고 묻곤 하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이 “돈을 잘 버는 것, 한달에 200-300달러 정도 버는 것”이라고 답한다.


캄보디아 대학은 종합대학인 왕립 프놈펜 대학교를 제외하고는 단과대 형태의 조그만 사립대학이 많다. 2-3층 건물에 ○○university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데 경제, 경영, 회계학과가 주를 이루고 있고, 간혹 컴퓨터학과가 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젊은 친구들은 외국기업이나 은행, 통역원으로 일하기를 희망한다(모두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업이다).


미국에서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인 얼 쇼리스 박사는 홈리스(집없이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수업을 실시했다. 대학에서나 가르칠만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시나 문학 등을 이야기 하자 홈리스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고, 길에서의 생활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또 프랑스의 엠나우스공동체(빈민들을 위한 공동체)를 만든 피에르 신부에게 오랫동안 감옥 생활을 했던 죄수가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자 피에르 신부는 자신은 도울 형편이 안되니 우선 빈민들을 위한 집을 짓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그러자 죄수가 엉엉 울면서 ‘만약 신부님이 빵이나 돈을 주셨다면 자신은 그 길로 자살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자신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다시 열심히 살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한다.


많은 가치들이 경제라는 논리 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이곳 캄보디아의 근대사는 상처투성이다. 프랑스의 식민지배와 국가 내에서도 쿠데타와 내전 크메르루즈군에 의해 국토는 황폐해졌고 정치인들의 부패로(국가 청렴도 지수로 순위를 매긴 부패국가 순위 180개국 중 162위이다!) 민중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캄보디아에 민주화의 과정이나 정신적 가치를 정립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채 많은 국가들이 경제 원조의 형태로 또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기업들의 개발논리에 따른 자본의 투입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돈을 버는 게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혼동을 하고 있는 듯하다.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하지만 경제나 돈에 국한된 가치는 결국 가족을 해체시켜 왔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이기주의를 낳았다.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는 자신이 평생 해 보고 싶은 일을 계획 세워보면 어떨까? 봄이 오면 산에 들에 꽃과 나무들이 피어나듯 우리의 꿈도 봄을 맞으면 인생에도 꽃이 피어나리라 기대해 본다.


꿈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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