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를 살고있는 나우루
상태바
지구의 미래를 살고있는 나우루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3.05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44

1980년 우리나라 1인당 GNP가 2천불 하던 시절, 남태평양의 섬 나우루는 1인당 GNP가 3만불을 자랑하는 부국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새의 배설물이 굳어 생긴 인광석을 팔아 돈벼락을 맞은 것이지요.


세금은 없었고 외국 유학비와 치료비도 정부가 다 대줬습니다. 20분이면 섬을 일주하는 도로에서 집집마다 차를 2대씩 몰고 다녔고, 고급 가전제품으로 집을 채웠습니다. 농사를 지을 일도 없어져, 식량 연료 물은 대부분 수입했습니다. 나우루는 유토피아인 듯 했지요.


그러나 번영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무한할 것 같았던 광석은 2003년 완전히 고갈되었고 국가는 파산상태에 빠졌습니다. 더구나 채굴에 방해된다고 나무를 마구 베어버려 섬의 3분의 2가 황무지가 되면서 나우루에는 가뭄이 이어졌지요. 또 과도한 차량이용과 가공식품 섭취로 성인 90%가 비만, 인구의 40%가 당뇨병 환자가 되었습니다. 풍요 속에 노동을 잊은 사람들은 이제는 자기 나라에서 나는 식량이 없어 수입되는 식료품만을 의존해 먹고사는 처지가 됐습니다. 현재 나우루의 생활은 세계 최빈국 수준입니다.


이렇게 짧은 세월 동안 최고의 행운과 최악의 불행을 모두 겪은 나우루 사람들. 전문가들은 나우루의 모습에서 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봅니다. 주어진 자원으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그 자원의 유한함에 부딪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만 나우루와 지하자원에 의존해 역사상 최고의 풍요를 누리고 이제는 기후위기와 석유정점위기를 맞고 있는 지구와 무엇이 다르냐고요….


나우루 사람들은 얘기했습니다. “우리가 자랄 때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하는 때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쓸 몫을 다 써버린 것이다.”


나우루는 지구의 미래를 경험한 작은 섬이자, 낙원을 판 미래가 어떤 것이지 보여주는 지구의 자화상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