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활짝 피는 저 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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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활짝 피는 저 꽃과 같이'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0.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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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시영 원불교꽃예술인협회장



김시영(법명 혜연) 교도는 해사하고 맑은 낯빛이다. 가끔씩은 수줍은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작게 웃기도 한다. 여학교 가정 교사에서 가정 주부로 살다 만난 꽃예술, 이제는 손꼽히는 전문가임에도 시종일관 소탈한 그녀. 이런 사람이 만지니 꽃이 더욱 아름답겠구나 싶은 김시영 원불교 꽃 예술인협회장을 만났다.


“대학교 때 백지명 교무님 따라 봉사활동을 갔었는데, 그 인연으로 입교해 결혼 후에도 남편(윤성담 교도)과 아이들 모두 입교했어요. 그러고보니 방배교당 꽃을 담당한지 30년이 조금 넘었네요.”


연고 없던 원불교를 그저 “교무님 말씀을 어길 수가 없어서” 다니기 시작했다는 그녀, 꽃 담당까지도 “거절을 못해서”라는 겸손함으로 일축한다. 그저 꽃이 좋아 시작한 꽃예술, 각종 문화센터 강사에 외국에서도 초청받는 현재까지 “그냥 꾸준히,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기회들이 왔다”고 하니, 어찌보면 오래 물주고 싹틔워 마침내 활짝 피는 꽃과도 같다.


“저에게는 꽃 꽂는 게 쉬는 시간이에요. 아무리 아파도 꽃대와 가위만 들면 몸이 다 낫거든요.”


꽃 예술 35년 세월을 찬찬히 살피면 그녀의 또다른 면모가 드러난다. 그 오랜 시간동안 책은 물론 관련 강의, 국내외 세미나 등 배울 수 있는 자리엔 시간과 비용 아끼지 않고 부지런히 쫓아다닌 것. 각종 초청 작업과 함께 원광장애인복지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등 강의를 하며 얻은 수입은 온전히 공부하는 데 쓰다보니 어느새 연세대, 독일, 일본에서 자격을 취득했단다.


“이제까지 내실을 쌓았다면, 이제는 원불교 꽃 예술을 피워내는데 주력해야지요. 교법에 맞는 작품을 위해서는 저 자신의 수행 또한 중요하지요. 텅비어 가득한 여백의 느낌은 자기 자신의 성품과 공부가 되어져 있어야 나오는 것이더라구요.”


국제적인 행사 공간에서 교법을 꽃으로 오롯이 표현하는 것이 김 회장의 꿈이며, 내년쯤에는 회원전과 회원화보집도 낼 생각을 하고 있단다. 이를 위해 더욱 많은 교도들이 꽃예술을 접하게끔 본격적인 강의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가장 좋아하는 꽃은 들꽃과 들풀들이에요. 들판의 꽃과 풀들처럼 자연 그대로를 잘 담고 있는 꽃이 없어요. 종종 한적한 시골 개울가까지 가서 꽃이며 풀이며 버드나무를 구해오는데, 사실 꽃시장에 가면 다 있지만 언제나 직접 가져온 것들이 더 좋더라구요.”


대사식, 봉불식, 사축이재 같은 큰 행사부터 테이블, 부케, 선물 포장같은 일상적인 것까지, 때와 장소에 맞는 무궁무진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꽃 예술. 30년 넘도록 교무님들과 전국 방방곡곡 다니며 꽃 예술을 펼친 그녀의 회상은 역시 들꽃처럼 아름다웠다.


“힘들긴요. 그저 꽃과 놀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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