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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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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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민 기자의 단어 너머 세상



- 메신저 프로그램에서 이름 대신, 혹은 이름과 같이 사용하며 자신이 직접 붙이는 단어 및 문장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메신저를 보라! 카르페디엠! 롸잇나우! 내 이름 석자보다 나를 더 잘 설명해 주는 닉네임이며 대화명. 문득 메신저 친구들의 대화명을 살펴본다.


맙소사. K군 대화명이 ‘맙소사’다. 뭘까? 회사 또 짤렸나? 그럼, 신종플루? 4대강 예산 민다고 학생들 굶는 거? 물론 궁금하지만, 물론 꾸욱 참는다. 우리 신문사 마감시간은 소중하니까요. 훗.


B선배는 ‘젠장... 안먹는게 최선일까?’. 올해 가기 전에 남친 만들어야 한다며 체중관리 하는 그녀다. 올해 갑자기 조급해지셨단다. 남자는 그냥 평범한 직장에 작더라도 집 하나, 차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B선배에게 다른 여자선배 왈, “너는 아직 멀었다”란다. 분수 모르고 여전히 눈이 높단다. 그래도 괜찮다. B선배는 180cm는 노땡큐, 자기보다만 크면 된다니까 말이다. 적어도 자기자신과 부모님 · 친구 · 학교 동문들까지 다 욕먹이진 않을테니.


‘gogogo’, ‘화이팅’은 왠지 나도 힘난다.‘내년 1월9일 결혼합니다^^;’는 꼭 참석해서 밥 많이 먹어드릴게욧! 교수한테 논문 뺏긴 ‘니 맘대로 하세요’, 여행 좋아하는 K언니는 또 어디를 가셨나 ‘여름아 가지마’, 사내 연애 했다가 후배한테 여친 뺏긴 ‘고장 수리중...’, 얼마전 유부남된‘이젠 현실...OTL’ 등등 그러고 보니 알면 아는 만큼, 친하면 친한 만큼 이해 쏙쏙 암기 절로 되는 대화명들이다. 더블클릭 하나로 채팅할 수 있는 메신저가 더 이상 신기하진 않지만, 하여간 이렇게라도 서로 소식 전하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거, 국가적인 비보만 있으면 메신저마다 검은 리본(▶◀) 물결치지 않았던가. 그렇게라도 의견을 모으고 분위기에 동참하는 것만 해도 이 시대의 얼마 안남은 인간미 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메신저, 니가 참 수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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