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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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 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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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민 기자의 단어 너머 세상



- 여성의 가슴을 말하기가 민망할 때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




주말밤 공중파에서 브래지어 얘기가 나온다. 엄훠나 한 그룹은 24시간 브래지어를 하게 하고, 한 그룹은 안하게 한 채 30일을 살았더니 안 한 그룹의 가슴이 균형을 맞추게 되더란다. 혈류 흐름도 부쩍 좋아지고, 와이어의 압박이 없으니 소화불량도 줄더란다. 그런데도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하는 이유, ‘가슴이 쳐질까봐’? 어떤 분 인터뷰 한번 명쾌하더라. “그렇다면 브래지어 평생 해왔던 할머니들 가슴이 안 쳐졌나요?”


자본은 거대담론을 만들고, 소비자들을 세뇌시킨다. 우리들이 브래지어를 무조건 해야된다고 생각하게 된 과정에는 브래지어를 팔아야 하는 사람들의 상업적 의도가 일정 부분 존재한다는 말이다. 지금 당신 손에 든 그것, 기능은 절반도 못쓰면서 무겁기만 한 디지털카메라, 삼십년은 써야 효용가치가 생기는 명품빽, 존재 자체가 생긴지 이삼년만에 어느새 필수품인 비비크림 등등. 대부분의 소비에는 ‘없던 니즈(needs, 필요)를 만들어내는’ 자본의 음흉한 전략이 숨어있는 것이다.


“파키스탄 양탄자 공장의 노동착취 당하는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그런 제품을 안사고 싶거든요. 근데 아무도 안 사주면 아이들이 굶어죽잖아요. 그럼 어떡해야 하나요?”


원불교인권위원회에서 4일 열었던 인권학교에서 내가 했던 질문이었다. 류은숙 활동가의 답은 이러했다. “그 아이들이 굶어죽는다는 것 자체가 자본가의 논리지요.” 아, 빵꾸똥꾸 같은 나 같으니라구. 공정무역 커피만 사먹겠다 어쩌겠다 말은 해도 생각부터가 자본가들이 세뇌시킨 대로 하고 있었다니...OTL..


이제 어떤 소비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가격이 싸면 쌩유베리감사~하겠지만, 그 가격을 위해 어느 곳에서는 아이들과 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브래지어를 하고 싶어 하는 건지, 아니면 다 하니까 하는 건지. 천오백원짜리 커피집의 커피는 어디서 누구의 손을 거쳐 온 것일지. 우리, 잘 보고 잘 생각하자. 잘 봐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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