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님들의 ‘교화단 마음공부’에 ‘일기 기재’를 도입한 지 7년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이 방안을 도입할 때 ‘현실을 너무 모르는 처사’라며 불편한 마음들을 전해 받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 사회에는 원불교 중심 교법이라 할 수 있는 ‘마음공부’가 보편화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마음공부’를 다른 영성단체에서 선점하게 생겼다고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정전 및 일상수행의 요법을 근간으로 한 ‘마음대조공부’가 교도 뿐 아니라 일반인을 상대로 영역이 확대되었습니다. 저는 이 공부가 부각된 이유를 ‘공부인이 각자 실행한 바를 기재하여 지도인과 문답 감정을 해가며 각자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가는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설교’처럼 지도인이 피지도인에게 ‘일방향’으로 전하던 공부가 아니라, 공부인들이 각자 실행하여 얻은 공부 내용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가운데 지혜를 얻어나가는 방법으로써 지도인과 피지도인 간 ‘쌍방향’으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마음대조공부법’에 대해 ‘원불교의 대표적인 마음공부’로 귀결시킬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교법에 바탕한 이 공부로 인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 분들이 많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교도님들이 교당에서 해온 공부에 마음공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조석으로 올리는 기도며, 좌선, 염불, 경전공부, 의두연마, 유무념 등 모두가 그렇습니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대종사님 재세 당시에 제자들에게 마음공부를 어떻게 시키셨는가 하는 점입니다. 거기에 ‘일기 기재가 곧 마음공부’ 방법으로 크게 자리했다는 것을 교단 초창기 역사에 근거해서 밝히고자 합니다.
육타원 이동진화 선진문집에 보면 “대종사님 재세 시에 동하선(冬夏禪) 각 3개월씩 훈련(禪)을 하는 중 새벽에는 좌선 두 시간, 오전에는 경전 두 시간, 오후에는 실습 두 시간, 저녁에는 회화나 강연 또는 염불을 두 시간씩 하였다. 좌선은 한 시간 하고 10분간 경행을 하였으며, 경전은 아주 기초적인 단계부터 가르쳤다. 삼학 중의 정신수양(精神修養)을 가르치는데 ‘정’자는 어떠한 뜻이며 ‘신’자는 어떠한 뜻이라 가르쳐 그에 대해 연마를 하여 적어오게 하였다. 그 연마한 것은 반드시 고누게(감정을 받게)하였다. 저녁에는 한달 중 초순에는 강연, 중순에는 회화, 하순에는 염불을 실시하였다. 염불은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였는데 입이 안 맞아 ‘타불’할 때마다 죽비를 치게 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정기훈련 중 ‘회화’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기훈련법에 “회화(會話)는 각자의 보고들은 가운데 스스로 느낀 바를 자유로이 말하게 함이니, 이는 공부인에게 구속 없고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여 혜두를 단련시키기 위함이요”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원불교 훈련법 ‘회화’는 어떤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을 하는 형태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각자 보고들은 가운데 스스로 느낀 감각감상이나 심신작용의 처리 건을 발표하고 문답 감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정전 ‘일기법’에 “심신 작용의 처리 건을 기재시키는 뜻은 당일의 시비를 감정하여 죄복의 결산을 알게 하며 시비 이해를 밝혀 모든 일을 작용할 때 취사의 능력을 얻게 함이요”라 하고, “감각이나 감상을 기재시키는 뜻은 그 대소 유무의 이치가 밝아지는 정도를 대조하게 함이니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회화시간이 추구하는 목적을 명료하게 밝힌 근거라고 할 수 있으며, 거기에 일기기재가 마음공부의 중요한 방법이라는 당위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에 그 실경을 소개하겠습니다.
원불교사이버교당(www.woni.net)
<마음공부> 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