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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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준비합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4.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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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진상 교무의 '우스리스크에 희망을'

다시 우수리스크로 돌아왔다. 무려 백킬로의 짐을 들고 17시간을 멀미로 고생하면서 먼 뱃길로 돌아왔다. 블라디보스톡의 한국어교육원장님과 통화를 하고 올 일 년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9월 30일이 한러수교 20주년 기념일이란다. 그리고 9월 22일이 추석날, 그래서 그 즈음이 행사가 풍성해야 한단다. 아무튼, 한국어를 이용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나는 아이디어뱅크….


일단 받아쓰기 대회, 이건 영어에서 스펠링 맞추기 대회에서 힌트를 얻어 정확한 단어를 적도록 하는 대회를 해 볼까 한다. 두 번째로 영국에서 시작된 티-테이블게임 대회, 이건 5명에서 10명 정도가 한 조가 되어 무작위로 한 문장씩 이야기하면 그 모든 문장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연결하는 게임. 조별로 진행되지만 개인으로 탈락하고 선택한다.


아무리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도 무작위로 들리는 문장을 한순간에 외워서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튼 …. 전통 결혼식 이벤트도 좀 해야 하고, 우수리스크 생일 날에는 우리도 한국전통을 내세워 가장행렬에도 나가야 하겠지.


그동안 이곳에서는 한국의 전통이 북한에서 보여주는 것 정도로 알고 있었다. 우리의 깊이 있는 문화를 그들은 잘 모르는 상태이다. 다도도 해야 하고, 우리 동화로 꽁트를 만들어서 대회를 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스피치 대회는 당연히 할 것이고, 이런 저런 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는 너무 행복하다. 일이 있다는 것은, 그것도 내가 아주 잘하는 방면의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신나고 마치 날개를 달고 일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일들이 점점 발전하고 커져서 우수리스크를 대표하고 러시아에 한국어의 필요성을 알리는 일이 된다면 정말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은데…. 더불어 교화도 하고 우리에게 좋은 인재도 발굴하게 된다면 정말 금상첨화겠지.


4월은 우수리스크의 뜻깊은 날들이 많다. 러시아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 선생의 탄생 150주년이 있고, 일본의 만행으로 러시아인과 한인들의 대 학살을 겪었던 4월 참변 추모일도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역사의 현장들이 이곳 연해주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한국이 그들에게 중요한 나라이긴 하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북한과 우리의 차이가 도무지 선그어지지 않는 일인 것 같다. 뭐 그렇다고 내가 북한의 문화를 부정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좀더 깊이 있고 제대로 된 우리 문화를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고민이 많다.


그래도 한러수교 2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진행했던 민속놀이잔치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하는데 정말 어려움이 많다. 오늘 4월참변추모식에서 블라디보스톡의 총영사를 비롯한 모든 영사들이 다 참석한 가운데 혹시 고려인문화센터를 원불교에 일임하면 운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난 두말없이 있다고 대답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 일을 수습하려고 이렇게 터무니없는 대답을 하는 것인지…. 물론 정식으로 한 이야기는 아직 아니다. 지금은 한국어 학교에서 한국어에 관한 수업 및 행사만을 전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만약 고려인 문화센터 전체를 운영하게 된다면 인력이나 경제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러시아 정교회와 한국 천주교 거기다가 한국교회의 저변확대로 완전한 기독교의 영토에서 지금 우리가 설 자리는 그곳밖에 없다. 한 10년쯤 열심히 운영하면서 학교도 준비하고 병원도 준비한다면 우수리스크 아니 연해주 전체를 일원의 광명 안에 놓을 수 있을텐데, 이곳의 많은 고려인 젊은이들에게 보다 수준 있는 교육과 많은 인재들을 양성해 낼 수 있을텐데.


내일 고려인문화자치회와 일년의 행사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제 본격적인 올해 일년의 행사들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난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 특히 피곤한 몸을 편안하게 쉴 교당이 너무도 나를 힘들게 한다. 이제 이곳 우수리스크에도 봄이 온다. 봄엔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이곳 날씨, 난 또 다른 기도를 시작한다. 이번 비엔 제발 교당이 잘 견뎌주라고. 그건 어차피 나만의 외로운 독백에 지나지 않겠지만 말이다.


(http://cafe.daum.net/200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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