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공은 교화대불공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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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공은 교화대불공의 출발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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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명권 교무 , (원봉공회)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풍성하고 넉넉한 추석이라기보다는 긴박하고 우울한 추석으로 기록될 것 같다. 추석 전날부터 내린 집중 호우로 서울지역에서는 7,000가구가 인천지역에서는 1,000여 가구가 수해를 입은 까닭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수해를 놓고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天災)라고 주장을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수해에는 천재와 인재가 함께 상존하고 있는것 같다. 최근 몇 년 간 국지성 호우가 내릴 때마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하수구 관리와 하수구들을 막고 있는 수많은 쓰레기들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 답은 분명해 보인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수해는 서울지역 보다는 지방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06년 강원도 수해와 2007년 제주도 수해, 2008년 전라도 수해 등 대부분의 수해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한 여름에 일어났기 때문에 그런대로 발빠른 대응을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추석연휴에 일어난 수해였던 터라 수해를 당한 사람들도, 구호를 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우리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발만 동동구를 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여러 가지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8월 원불교긴급구호대가 발대를 하긴 했지만 이번같이 특별재해재난 지역으로 선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선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고,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연휴라는 상황까지 더해져 무작정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원불교긴급구호대가 발동 되지 않는 경우에는 원불교봉공회가 활동을 하게 되어 있지만, 봉공회원 대부분이 여자교도인 관계로 인해 추석명절 동안 집안 일에 바쁜 상황이다보니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로인해 수해가 당한 지역에서는 봉사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서 와서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어떤 도움의 손길도 내밀 수 없었다.


그 동안 늘 가까이서 보아온 일이기는 하지만 대한적십자사와 같은 경우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할 시 상시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조직되어 있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구호현장에 긴급 투입돼 활동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번 수해현장에서도 많지 않는 숫자이기는 하지만 적십자회원들 20여명이 나와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남자들은 가구들을 들어내 주고 여자들은 그 뒤를 정리해주는 것이었는데 적십자사의 깃발을 휘날리며 구호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로 부러운 점이 많았다.


대산종사께서는 봉공하지 않는 종교는 빈껍질이라고 하셨다. 이웃종교에서는 봉사는 하느님의 사명이라고 하여, 봉사하지 않는 신자는 하느님의 사명을 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웃종교인 천주교의 경우 예비교역자 시절에 1년 동안 국내 봉사 6개월, 해외봉사 6개월을 통해 봉사의 생활화 체질화 하도록 해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그 지역사회에 참여하여 교화의 디딤돌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예비교역자 시절에 그런 과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교화현장에 나와서도 봉공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산종사께서는 오래 전 봉공회는 교단 내의 봉공회가 아니라 대 사회 국가 세계의 것이니 그 속에서 활동하여 교단의 교화에 큰 밑바탕이 되고 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지금 우리 봉공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대 사회 국가 세계를 위한 활동 보다는 오히려 교당을 유지하고 도와 주는 봉공회로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기회를 통해 봉공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 그 의미를 바르게 살려 봉공이 바로 교화대불공을 이끌어 가는 중심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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