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정신개벽
상태바
스마트폰과 정신개벽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0.1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 최영진의 청년 개벽짓기 1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한다. 토끼, 겁나게 빠른 속도로 달린다. 지켜보던 거북이 주저앉고 포기해버렸다. 예전 같으면 신경 안 쓰고 제 페이스 맞춰 꾸준히 나아갔겠지만 요즘 토끼들이 원체 빨라야지. 토끼는 이제 경쟁자가 아닌, 거북이의 우상이 되어버렸다. 물질문명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 현란한 속도에 정신나간 거북이들은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 정수리만 보인다. 다들 네모난 스마트폰을 쥐고 그 안의 세계 속에 빠져 있다. 나도 얼마 전에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그 후로 신기한 현상이 발생했다. 친구를 만나면 커피숍에 앉아 몇 시간이고 말없이 각자의 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낯선 풍경이겠지만 서로가 스마트폰 사용자임이 확인되는 순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레 말이 없어진다. 하던 걸 멈추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신세계의 황홀경에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러니까 대종사님은 우리의 이런 현실을 미리 예견하시고 원불교의 가르침을 여신 것 아닌가. 넋 나간 거북이들을 스마트 토끼로부터 구원하러! 스마트 폰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잘 이용하면 유용한 점이 더 많다. 단지 우리가 그만큼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다는 소리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도 교법을 통해 정신을 깨우고 사회를 바로잡는 대처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원불교 정전과 유무념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되어 핸드폰으로 교전을 볼 수 있고 유무념 체크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 사용자로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교법이 새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선봉에 원불교 청년들이 우뚝 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청년들이 너도 나도 새벽에 일어나 좌선을 하기 시작한다면 아침 기도를 진행해주는 ‘사회자 어플’이 개발될 수도 있을 터. 문명에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문명이 우리를 따라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때로는 가장 고전적인 것이 가장 참신할 때가 온다. 지금 시대에 어떻게 교법대로 사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해보니까 되긴 되거든. 안 될 일들이 신기하게 더 잘 풀려 나가더란 말이지. 조금 더 창조적으로 활용해서 밥 짓고 집 짓는 것처럼 ‘정신개벽’도 한 번 지어볼 수가 있는 거다. 요 사이 몇몇 청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교법실천 문화가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청년들이 자기 앞길 개척하기에, 마음공부로 평온한 마음 얻기에 바쁘다.


자, 이제 어떻게 적극적으로 마음공부를 해 볼 것인지 새로운 황홀경에 빠져보도록 하자. 청년들이여 토끼는 이제 시선에서 놓아라. 결승점엔 맹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맹수를 막아줄 수 있는 단단한 갑옷이 네 등에 있지 않은가. 준비 오케이? 그럼 출바-알!


안암교당·새삶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