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민족 번영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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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민족 번영의 길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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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인성 교무 , (남북교류협력위원장)

해병대에 입대해 신병훈련을 마치고 이제 자대배치를 받아 부대 적응도 채 안됐을 갓 3개월된 이병, 잠들 때 마다 제대 후 사회복귀 준비를 꿈꾸었을 젊디젊은 병장, 그리고 가족부양을 위해 멀리 연평도까지 돈벌이를 갔던 민간인 두 분이 북의 포격으로 졸지에 열반의 길에 들었습니다. 희생영령들의 해탈천도와 지우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갈 그 가족들께 두손모아 위로를 보냅니다. 또한 부상자들의 빠른 치유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리고 삶의 터전을 잃고 불안한 마음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연평도 피난 주민들이 하루 속히 안전하게 생업의 일터로 복귀하기를 바랍니다.



G20 정상회의를 한다고 온 나라가 법석인지가 엊그제인 나라에 난데없는 피난행렬이 웬 말입니까? 북은 남쪽의 군사훈련에 대해 경고를 하였고 경고에 대한 반응이 없자 포격을 가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이 제 아무리 정당성을 주장한다고 해도 연평도와 주민들에 대한 포격은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북은 그동안 핵무기를 자체개발 해놓고 남쪽을 향하는 무기가 아니고 대미 협상용이라고 늘 주장해 왔습니다.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말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북의 그러한 주장들은 공허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압록강 수해에 남쪽의 민간단체들은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식량과 생필품을 조금이라도 더 보내려고 정부를 설득하고 국민들을 향해 퍼포먼스까지 벌였습니다. 포격 있기 직전에도 개성을 통해 쌀을 직접 실어다 주었고 중국 단둥에서는 생필품과 식량들을 사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평도 민간인 머리 위에 이같은 폭탄비를 안겨주다니요. 어떠한 변명을 해도 납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은 반드시 진심어린 표명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재발 방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저는 북을 다시 만나게 되면 강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어떻습니까? 참여정부는 이미 화약고와 같은 서해 5도 인근 바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남북 정상이 만나 ‘10·4 정상선언’을 통해 서해5도를 ‘서해평화특별협력지대’로 조성하자고 하였습니다. 중국의 배들이 싹쓸이 해가는 황금어장을 남과 북의 어부들이 공동으로 이용하고, 북의 경선과 남의 NLL을 절묘한 지혜로 풀어내 충돌을 방지함과 아울러 더 나아가서는 해주의 북한해군 기지에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을 만들자는 매우 섬세한 부분까지 협의를 한 것입니다.


이번에 북의 영해에 남쪽이 먼저 포사격을 했다고 주장하는 그 바다가 남쪽 입장에서는 사실상 우리가 점하고 있는 NLL 안쪽입니다. 양쪽의 주장이 또다시 충돌한 셈입니다. 연합군이 일방적으로 획정한 NLL과 북이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상호 합의되지 않은 채 존재하는 두개의 경계선은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99년과 2002년의 소위 1, 2차 연평해전과 이번의 연평도 포격사건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을 철저히 외면해 왔고 오히려 그러한 일들로 인해 북의 공격이 있었다는 말을 집권한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주에 따뜻한 동남풍이든 매서운 서북풍이든 그 바람은 생명을 살리는 은혜의 바람입니다. 그 동남풍 서북풍처럼 노태우 정권의 ‘남북기본합의서’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화해정책이든 이명박 정부의 강경정책이든 지도자에 따라서 시대 따라서 얼마든지 택하여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화해 혹은 강경정책이 추구하는 결과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삼키는 것이 아닌, 반드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공동번영을 가져와야 합니다.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정책의 지향점은 흔들림 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공동번영, 더 나아가서는 통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을 압박하여 소위 ‘급변사태’가 발생하기를 기대하던 현재까지의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입니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으로 나와서 자존심 내려놓고 진보 보수 눈치도 볼 것 없이 진솔하고 겸허하게 용서를 구하고, 이후부터라도 대북정책의 초점을 남북 국가사이에 정상들이 약속하고 UN이 만장일치로 지지해 준 6·15와 10·4 선언을 이행하든지 아니면 평화를 위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든지 하여 한반도 평화와 민족공동번영 더 나아가서는 통일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자랑해 마지않던 G20 정상회의 의장국 대통령으로서 담대한 행보를 해야 합니다.



속이라도 시원하게 무력시위도 하고 여차하면 북에 심각한 보복타격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국민 대부분의 정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산종사님께서 일찌기 ‘사람의 투쟁이 처음에는 사상전에서 시작해 다음에는 세력전, 그 다음에는 증오전으로 옮겨서 필경은 무의미한 투쟁으로 공연히 대중에게 해독을 끼친다’고 하셨습니다.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중국은 이미 세력전으로 인식하고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습니까.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갚을 자리에 참으면서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번영과 ‘세계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되기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함께 기도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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