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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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교를 꿈꾸며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2.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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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진상 교무의 '우스리스크에 희망을'

연해주에 발을 디딘 지 벌써 두해가 되어간다. 그동안 정말 숨 가쁘게 지냈다. 뭔가를 해야한다는 부담도 있었고, 반드시 이곳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다짐도 있었다. 그러나 순간순간 벽에 부딪치고 나동그라지면서 좌절을 해야 했던 시간들이 내 발목을 잡는다. 그럴 때마다 난 기어이 이곳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오기 같은 것이 생기곤 한다. 처음 이곳에 와서 일년 넘게 비워 두었던 집을 끝도 없이 청소를 해야 했던 시간들, 언제쯤 난 이곳에서 일다운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들, 한인체육대회 사회를 본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열심히 청소년 프로그램을 하면서 준비해 왔던 전통 공예 강사들, 더불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자격 역시 미리 준비해 놓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부평초처럼 떠도는 일들이어서 나를 안정시켜 주지 못한다. 물론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이곳에 서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어떤 것들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연해주는 우리의 역사와 맞물려서 일찍이 고조선시대부터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구한말 너무도 가난한 나라를 떠나 자식들에게 배고픔을 이어주고 싶지 않았던 우리네 조상들은 먼 이 땅까지 두만강을 건너 왔다. 그리고는 그 힘든 근대사를 맨몸으로 부딪치며 역사를 이루어 냈다. 그 후손들이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이곳, 민족적 정서가 부지런한 덕분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녀들을 가르치고 가르쳐서 이방인이었지만 중심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고려인들, 이젠 그들에게 구호사업보다는 그들의 모국인 한국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일은 아직 한민족으로써 자리 잡지 못한 그들에게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위해서 혼혈이 되는 것을 반대했었다. 철저하게 핏줄을 지켜 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스러운 혼혈가정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다문화 가정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현재의 상황으로나 긴 시간을 내다보고 추진을 해야 한다. 러시아 정교회가 두텁게 그들의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고 개신교의 문화가 철저히 주변을 감싸고 있는 연해주에는 불교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사람은 오직 나 한 사람뿐, 그 이름을 밝히기도 어렵다. 하긴 그래서 더 이곳에 자리하고 있어야 하겠지만, 아직 한국 불교가 이곳에 발을 내 딛지도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말도 안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런 저런 까닭으로 난 이곳에 학교를 세우고 싶다. 국제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는 지금, 러시아어는 물론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포함된 국제학교를 세우고 싶다. 그들에게 좀 더 깊이 있는 한국을 가르치고 싶다. 그 속에서 우리 교단의 인재들도 배출해 내고 싶다.


지구 땅덩어리의 6분의 1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 이 넓은 땅, 이 곳에 앞으로도 많은 지역에 교당을 세우려면 러시아 국적자들을 길러야 한다. 교단 100년을 바라보는 지금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연해주 이곳에, 특히 러시아 고려인, 중국 조선족, 우리 한국인 그리고 북쪽의 우리 민족들까지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는 이곳, 본토인들의 마음을 파고들 아주 작은 틈들을 나는 학교에서 찾고 싶다. 아니 찾을 수 있도록 내가 만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자금들이 필요하고, 또 내가 이곳에 자리 잡기 위한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서 난 지금 여행 프로그램들을 준비한다. 많은 시간 공을 들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한다.


고구려 역사여행, 발해의 발자취를 더듬는 여행, 두만강과 압록강을 잇는 고구려와 독립유적지 여행, 연해주의 민족 발자취 여행, 청소년들을 위한 수학여행, 자원봉사활동 여행, 드라마를 따라가는 재미있는 여행, 신혼여행객들의 이색 결혼체험을 위한 여행 등등 프로그램들을 전문으로 만들었던 기억을 되살려 조금은 색다른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차근차근 진행해 보련다. 그래도 이렇게 한걸음 씩은 너무 늦지 않을까? 누구 없나요, 이곳 연해주에 학교 세워 주실 분!



(http://cafe.daum.net/20081211)


후원계좌 / 국민은행 366-21-0033-180 예금주 이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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